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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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올해 7월까지의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근 한달 새 가파르게 오르며 연초 고점에 근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덕이었다. 최근에는 신약 개발 기대감도 다심 힘을 발휘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이 8개월 남짓동안의 설움을 털어내고 다시 증시 스타 업종으로 부상할지 관심이 모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67.80포인트(1.29%) 오른 2만1093.03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최고치였던 1월 2만1486.80에 거의 근접했고, 6.43%만 더 오르면 작년 12월7일의 사상최고치 2만2448.17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지수는 지난달 초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7월 종가와 비교하면 이달 3일까지 15.38% 상승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모멘텀 덕이었다.

특히 국산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승세가 가장 돋보였다. 이 회사의 3일 종가는 33만5000원으로, 지난달 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33만5500원보다 한 호가(500원) 낮다. 장중 기록한 지난달 19일 기록한 52주 최고치 36만2000원에 근접했다. 7월 종가(17만500원)와 비교하면 두개가량 뛴 셈이다. 시가총액으로 봐도 1개월여만에 13조432억원에서 25조6275억원으로 12조가 넘게 뛰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 GBP510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받은 뒤 주가가 급등했다가 일부 조정을 보였고, 이달 들어서는 KRX BBIG K-뉴딜지수와 KRX 바이오 K-뉴딜지수로의 편입이 지난달 31일 발표된 영향으로 또 다시 상승탄력을 받았다.
"드디어 올랐다"…눈물 씻고 상승한 바이오, 전망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달부터 모더나 백신의 완제의약품 생산을 시작하고, 향후 원액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지난달 17일에는 101만2000원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어섰다. 급등 이후 주가는 조정을 받아 현재 95만1000원을 기록 중이지만, 그럼에도 7월 종가인 89만원과 비교하면 6.85% 높은 수준이다.

에이치엘비는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나노코박스’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에이치엘비가 개발·상업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리보세라닙에 대해 항서제약이 중국에서 진행한 병용임상 2상의 결과를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에이치엘비 주가를 더 밀어 올렸다.

현재 에이치엘비 주가는 6만4700원으로 7월 종가 3만6050원보다 79.47% 급등한 수준이다.

에이치엘비 주가가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 발표 모멘텀으로 상승 탄력을 받은 것처럼, 신약 개발 기대감이 다시 증시에서 힘을 발휘할 있을지 여부에 증권가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제약·바이오 섹터의 키워드로 ‘유럽종양학회(ESMO)’를 꼽았다. 오는 16일 개최되는 ESMO 연례학술대회는 유럽 최대 규모의 항암 관련 학회로 글로벌 의약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기 때문에, 항암신약 개발에 매달려온 기업들에게는 그 동안의 연구 성과를 알릴 대목으로 꼽힌다.

구 연구원은 “국내 업체 중에서는 유한양행·오스코텍, 브릿지바이오, 한미약품, 이수앱지스 등의 (ESMO)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유한양행·오스코텍의 항암신약 레이저티닙에 대한 임상 결과를 가장 주목할 발표로 꼽았다.

다만 올해 들어 개최됐던 의약 관련 학회·컨퍼런스 모멘텀이 제약·바이오 섹터에 큰 힘이 되지 못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1월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와 4월 미국암학회(AACR)가 개최되기 전에는 기대감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다가, 행사가 종료된 뒤 상승분을 반납한 데 더해 더 빠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올해 들어 1월8일의 2만1486.80을 고점으로 하향곡선을 타며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5월3일에는 1만6878.02까지 빠졌다. 이후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7월 말까지는 대체로 1만9000선을 넘지 못하고 횡보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는 연초에 3000선을 돌파한 뒤 꾸준히 고점을 높여가며 7월5일 3305.21로 종가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