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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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우려했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음에도 박스권 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 확산 속도 둔화를 확인하며 3200선 안팎에서 맴돌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8월30~9월3일)는 전주보다 67.16포인트(2.14%) 상승한 3201.06에 장을 끝냈다. 지난 주 코스피지수는 하루(2일)를 제외하고 나흘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주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45억원, 1조8017억원 팔아치운 반면 외국인 홀로 2조476억원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나흘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3% 가까이 상승했다. 코스닥은 30.34포인트(2.96%) 오르며 1053.8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이 홀로 1524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25억원과 60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했다.

지난 주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엇갈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0.24% 내린 35,369.09에 장을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7%, 1.54% 올랐다.

최근 미국 내 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Fed의 공격적인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은 줄어들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예상보다 큰 충격을 주면서 증시가 영향을 받고 있다.

테이퍼링 공식화한 美 Fed …유동성 환경은 '지속'

증권가에선 미 Fed의 연내 테이퍼링 시행이 기정사실화 됐음에도 유동성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해온 데다 파월 Fed 의장이 금리 인상의 기준이 테이퍼링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라고 강조한 점 등으로 '긴축 발작'(taper tantrum)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Fed가 연내 테이퍼링 시행을 시사하며 긴축과 관련환 불확실성을 줄인 가운데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KTB투자증권은 미국 Fed의 테이퍼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정인 연구원은 "Fed는 올해 11월 혹은 12월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면서도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실물경제의 온전한 회복을 도모하는 데에 첫 번째 이유가 있고, 이보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자산시장 조정이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허 연구원은 "테이퍼링이 빠른 속도로 시행될 시, 자산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민간소비가 경직되며 실물경제 하방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 등 위기 대응 과정에서 국가부채를 크게 늘렸기 때문에, 연착륙을 통해 경제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향후 Fed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완만한 정책정상화를 통해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우호적 유동성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채금리 상단에는 강한 지지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나아가 Fed가 스케줄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 금리는 관망 분위기 속 보합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9월 FOMC에 쏠린 눈…박스권 등락 불가피

이번 주에는 미 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최근 두 달간 치솟았던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 수가 정점을 찍고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부진하면서 증시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100~323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증시 하방을 압력했던 전 세계 코로나19 3차 확산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코로나19 3차 확산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감염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뜻하는 재생산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40%, 2차 접종률은 27%에 달한다"면서 "현재 코스피지수는 방향성을 잃은 상황으로, 투자자들은 좀 더 멀리 있는 이벤트를 바라보며 주식시장의 힌트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까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식시장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박스권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 외로 회복하지 못한 점도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8월 비농업 일자리가 23만5000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소폭 증가다.

특히 지난 6월과 7월 일자리가 각각 96만2000개, 105만3000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김 연구원은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은 경기회복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