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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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에 이어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국내 2~4위 암호화폐거래소도 조만간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실명계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머지 중소형 거래소는 원화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코인 마켓’으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빗썸·코인원)과 신한은행(코빗)은 오는 8일까지 각 제휴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 계약 재연장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각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내줄지 여부를 놓고 막바지 검토에 들어갔다. 업계에선 은행들이 연장을 승인해 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24일까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를 마치고 원화거래를 계속 지원할 수 있다. 실명계좌 없이 ISMS 요건만 충족한 거래소는 원화 거래는 할 수 없고 암호화폐(코인) 간 거래만 취급할 수 있다.

국내 63곳의 거래소 가운데 ISMS 인증을 받은 곳은 21곳이다. 18곳은 인증 심사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24곳은 심사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은행들은 자금세탁 등 보안사고 발생 시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 탓에 여전히 실명계좌 발급에 소극적이다. 추석 연휴까지 감안하면 마감까지 2주가량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ISMS 요건만 충족한 중소형 거래소들은 현실적으로 원화 마켓을 종료하고 코인 마켓만 하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ISMS 신청조차 하지 않은 거래소들은 사실상 폐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