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왼쪽)과 호세 마리아라로카 트라피구라 오일트레이닝 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2일 양국 본사에서 비대면으로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왼쪽)과 호세 마리아라로카 트라피구라 오일트레이닝 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2일 양국 본사에서 비대면으로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가스 및 암모니아 해상운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사업 외연을 넓혀 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소 공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일 세계 3대 원자재 거래 기업인 스위스 트라피구라와 가스 및 암모니아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발표했다. 트라피구라는 석유와 가스, 광물, 비철금속 등을 취급하는 트레이딩 회사다. 지난해 매출 173조원과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올린 글로벌 3위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4년부터 최장 10년 동안 트라피구라의 암모니아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운송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선박은 8만6000㎥의 가스를 실을 수 있다. 글로벌 가스 운반선 중 최대 규모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LPG 이중연료 엔진(디젤과 LPG를 모두 연료로 쓰는 엔진)과 축 발전기를 적용한 친환경 선박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축 발전기는 엔진 축의 회전력을 활용해 선박 추진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별도 발전기 사용 빈도를 줄여준다.

현대글로비스는 또 선박의 화물창을 특수 재질로 제작해 가스 외 암모니아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암모니아를 선적할 수 있는 VLGC는 20여 척밖에 없다. 전체 VLGC 중 10% 미만 수준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