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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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 비야디(BYD) 지분 1.9% 대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1조5000억원의 투자이익을 거뒀지만 비야디의 성장 가치가 크다고 평가돼 굳이 지분을 매각한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비야디 지분 1.9% 가운데 0.3%만 남기고 모두 매각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는 시장가치 1조6954억8800만원에 이르는 비야디 지분 1.9%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분기 공시보고서부터 삼성전자의 비야디 보유 지분은 0.3%로 기재됐다.

비야디는 2003년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전기차·배터리 선두업체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판매에선 중국 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비야디 지분 매각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단순한 투자이익 회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야디 주가가 2016년에 비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016년 5287억원에 매입한 비야디 지분 1.9%의 시장 가치는 지난해 말 1조6955억원으로 3배가량 뛰었다.

반면 투자금 회수가 목적이라면 비야디 지분을 굳이 이 시점에 팔아야 할 요인이 약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비야디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선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비야디 주가는 지난해 말 194.3위안에서 지난 3일 254.1위안으로 상승했다. 올 들어 상승률이 30.7%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00조원이 넘어 자금 융통 목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이 비야디 지분 매각에서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24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배터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 전략에 대해선 언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국 정부의 중국 전기차 사업에 대한 견제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포드의 전기차 공장을 찾아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라며 “중국이 이 레이스에서 이기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과의 경쟁을 부각하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