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진이 5일 독일 뮌헨에 집결했다.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 최고경영자(CEO)도 모였다. 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1’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벤츠·BMW CEO 다 모인다

글로벌 자동차 및 전자·반도체 기업들은 6일부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공개하고 공격적인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새로운 탄소중립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이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현대차의 대표 전시물이다. 내년 출시할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의 콘셉트카(프로페시), 2024년 선보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수소전기차와 관련한 전시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부스 디자인부터 수소사회를 나타내는 ‘물의 순환’ 구조로 표현했다.

독일 자동차업체들도 ‘안방’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모기업인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전기차 개발 비전을 소개한다. 벤츠는 이번 전시회에서 순수 전기차 5종과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 1종 등 총 8종의 신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전기 세단 EQE를 통해 고급 전기차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뮌헨에 본사를 둔 BMW는 ‘순환 경제’를 주제로 참가한다. 순수 전기 SUV인 iX와 순수 전기 쿠페 i4를 선보인다. 차량 콘셉트, 소재 선정, 원자재 채굴과 제조에서 높은 지속가능성 기준을 설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폭스바겐도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이 ‘기회로서의 탈탄소’를 주제로 회사의 비전을 발표한다. 디스 회장은 폭스바겐이 어떻게 대규모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는지, 산업이 기후변화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설명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으로 생산한 ID.4 등 ID. 시리즈를 전시할 계획이다.

고성능 전기차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올리버 블룸 포르쉐 CEO와 마테 리막 리막오토모빌 CEO가 미래 고속 이동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리막오토모빌은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로, 현대차그룹이 1000억원을 투자한 회사다. 프랑스 르노, 스웨덴 볼보와 중국 지리자동차의 합작사인 폴스타 등도 공격적인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까지 출동…들뜬 뮌헨

이번 IAA의 주인공은 완성차업체만 있는 게 아니다. 인텔, 퀄컴 등 ‘반도체 공룡’들도 대거 참가한다. 팻 겔싱어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이 직접 참석한다. 인텔은 상반기 글로벌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뛰어들겠다고 최근 선언했다. 퀄컴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연초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도 대거 참가해 미래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인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보쉬, 덴소, ZF, 마그나, 콘티넨탈, 발레오 등이 완성차 고객사를 잡기 위해 혈투를 벌일 예정이다. 스위스의 초소형 이동수단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리노도 주목받는 업체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첫 대규모 글로벌 모터쇼가 열리는 뮌헨에서는 전쟁터 수준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5일까지 전시물을 설치하고 점검했다. 뮌헨 시내 중심에 있는 마리엔광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체험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리엔 광장에서 동쪽으로 10㎞ 떨어진 IAA 전시장 ‘메세뮌헨’ 내부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보안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전시 준비를 이어갔다. 조일규 KOTRA 뮌헨무역관장은 “코로나19 예방접종률 증가로 독일 경제가 본격 회복하는 가운데 뮌헨이 초대형 전시회까지 유치하면서 한껏 들뜬 분위기”라고 전했다.

뮌헨 특별취재=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