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큰손들이 '솔라 본드' 사모으는 이유는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 회사들이 이른바 '솔라 본드'로 불리는 금융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솔라본드는 개인들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핀사이트닷컴 자료를 인용, 올해 상반기 솔라본드 판매액이 2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와 2019년 상반기에 팔린 솔라본드의 2배 수준이다.

솔라 본드는 친환경 투자를 원하든 펀드 매니저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으려는 주택 소유자를 연결하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조시 루딘 씨(34)는 WSJ에 "일주일 전 10년 만기로 대출을 받아 태양광을 설치했는데 그 동안 날씨가 나빴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으로 전기 사용량의 82%를 조달했다"고 말했다. 루딘 씨에게 태양광 패널을 판매한 엠파워솔라 회사는 대출금 상환액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대출 기간 중 전기요금을 8500달러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WSJ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개인은 전기 공급 비용을 최대 95%까지 줄이고 연방 정부와 주정부로부터 각종 세액공제 등을 통해 1만5000달러를 지원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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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선 친환경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솔라본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롭 카마초 블랙스톤 구조화신용 부문 공동 책임자는 "아직은 솔라본드 시장이 작지만 앞으로 많이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 맥킨지의 브라이언 화이트 애널리스트는 "주택용 태양광 패널에 대한 연방투자세액공제 혜택이 2024년에 끝나는데 조 바이든 정부가 이 혜택을 최대 8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솔라본드가 과도하게 발행되면 대출자와 투자자들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멜빈 저우 크롤본드레이팅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 위험이 업계로 확대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