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미술품제작소 공예품·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도 등록 예고
도쿄 왕궁으로 폭탄 던진 김지섭 옥중편지들, 문화재 된다
의열단원 김지섭(1884∼1928)이 1924년 일본 도쿄 일왕 거주지 '고쿄'(皇居) 입구 다리인 니주바시(二重橋, 이중교)에 폭탄을 던졌다가 투옥된 뒤 옥중에서 가족에게 쓴 편지 네 통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김지섭 의사 편지'와 서울공예박물관에 있는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이화문 합)',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경북 안동 출신인 김지섭은 만주와 중국 일대를 돌아다니다 1922년 상하이에서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듬해 발생한 일본 간토(關東)대지진으로 한국인이 학살당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1924년 1월 5일 니주바시에 폭탄 3발을 던졌다.

하지만 폭탄은 제대로 폭발하지 않아 거사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도쿄 왕궁으로 폭탄 던진 김지섭 옥중편지들, 문화재 된다
김지섭 편지 네 통 가운데 세 통은 동생 김희섭이, 한 통은 부인 권석희가 받았다.

김지섭은 판결일을 앞두고 동생에게 부친 편지에서 의연한 태도를 보이며 투옥된 동지 안부를 묻고, 아들을 향한 애틋함과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부인에게 보낸 편지는 현존하는 김지섭의 유일한 한글 편지라고 알려졌다.

김지섭은 편지에서 절절한 필치로 일본까지 면회를 오려는 부인을 만류했다.

이 편지들은 항일투사 김지섭의 진솔한 내면세계와 인간상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쿄 왕궁으로 폭탄 던진 김지섭 옥중편지들, 문화재 된다
한성미술품제작소 은제 공예품은 조선의 고유한 미술품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성미술품제작소가 만든 물품이다.

제작소는 1908년 대한제국 황실 후원으로 창설됐다.

공예품 높이는 12.4㎝, 지름은 18.2㎝다.

제작 시기는 1908∼1910년 무렵으로 추정된다.

서울공예박물관 상설전 공간에 전시돼 있다.

공예품에는 '한성미술'(漢城美術)이라는 글씨가 있어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있으며, 조선 왕실 전통 문양이자 대한제국 상징인 이화문(李花紋)을 새겼다.

제작 방식에 전통 기법에서 주물과 압축이라는 근대적 방법으로 전환하는 양상이 남았다.

도쿄 왕궁으로 폭탄 던진 김지섭 옥중편지들, 문화재 된다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은 한국전쟁 당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세운 시설이다.

제주 구 육군 제1훈련소 지휘소는 이미 2008년 10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은 훈련소가 있는 북쪽과 교회·병원 등이 자리한 남쪽을 구분하는 역할을 했다.

제주도에 많은 현무암과 조개껍데기를 사용한 점도 특징이다.

기둥 높이는 3.7m이며, 폭은 2.5m다.

두 기둥 사이 간격은 17m다.

문화재청은 구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을 지휘소와 묶어 하나의 문화재로 등록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3건의 등록 여부를 확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