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8월 26일 서울 관악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시민들이 8월 26일 서울 관악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만 18~49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백신 부작용과 관련된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를 향해 "'위드 코로나' 전에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먼저"라면서 백신 관리 체계를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접종 후 사망 555건, 인과성 인정 단 2건…부작용 호소 청원 '빗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소 건강했던 젊은 층들이 백신 접종 이후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만 22세 화이자 1차 접종 후 의식불명'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군대 생활도 건강히 마친 아들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모친의 글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청원인 A 씨는 "아들이 8월 17일 화이자 1차 접종 후 별일 없이 지냈는데 5일이 지난 22일, 친구들과 놀던 중 머리가 아프다며 갑자기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다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고, 뒤늦게 대학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진행했는데 아직까지 의식이 없다"고 했다.

A 씨는 "우리 아들은 공군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해서 누구보다 건강했던 아이인데, 수술한 의사도 '뇌출혈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며 "의사에게 화이자 백신 인과성을 얘기해봤으나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이어 "보건소에 신고했는데 의사가 (인과성) 인정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역학조사도 두 달 이상 기다려야 실시한다고 한다"며 "정부는 백신을 믿고 맞으라고만 하지 말고 우리 같이 피해 본 사람들을 위한 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억울하고 분할 수가 없다"며 "백신만 안 맞았더라면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을 텐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우리 아들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지난 8월 28일에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만 24세 남성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청원이 있었다.

청원인 B 씨는 "지방에서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저희 오빠는 교사라는 신분으로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권장 받았다"며 "지난 8월 12일 밤 9시께 오빠가 백신 부작용으로 간이 너무 안 좋고, 소장이 썩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했다.

청원인 주장에 따르면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는 교사는 '1차성 레이노'(손끝 쪽 혈관 연축)와 '기무라 병'(귀 주위 염증 질환) 등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 술도 거의 마시지 않았고, 흡연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B 씨는 "화이자 백신 1차를 맞기 전까지는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건강하게 지냈다"며 "7월 27일 화이자 1차 접종 이후 6~7일 정도는 괜찮은 듯했는데 8월 4일부터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소화제를 며칠째 사 먹다가 8월 10일 새벽 모든 걸 다 토해내고 심한 복통을 호소해 가까운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11일 검사 결과 병원 원장으로부터 "간이 너무 많이 부어있고, 이건 백신 부작용이니 대학 병원으로 빨리 가라고 했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또한 지난 8월 27일에는 체육 교사로 근무 중인 30대 예비 신랑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이후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해오며, 크고 작은 질병이 없던 사람이었다"며 "정부와 백신을 믿고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정부를 믿는 국민들에게 백신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부작용 사례에 있어서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를 증명해 더 이상은 저희와 같은 억울한 사례가 없길 원한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가 있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접종과 인과성이 있는 사망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접종 후 며칠 내 질환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접종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인 것 같다.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野 "젊은 층 중심으로 백신 기피 현상까지 우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6일 '위드 코로나 이전에 백신 안심이 먼저' 제하 논평을 내고 "어제부로 백신 1차 접종자가 3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곳곳에서 나타나는 백신 부작용과 오접종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8월부터 18~49세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백신 기피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지난 이틀간 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가 2451건에 이르고, 사망자도 4명이나 발생했다. 20대 아들이 화이자를 맞고 의식불명에 이르렀다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고, 교사를 꿈꾸던 20대 여성은 모더나 백신을 맞고 12일 만에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며 "각종 커뮤니티에도 '하혈이 멈추지 않는다', '피멍이 들었다'는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런데도 방역 당국이 명확한 결론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아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되기만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통기한이나 접종권고 기한을 넘긴 백신을 접종하는 등 최근 보름 사이에 백신 오접종 사례가 350여 건에 이른다"며 "방역 당국의 허술한 백신 관리로 인해 현장에서 1년 반 넘게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노력과 헌신이 자칫 평가절하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향후 4주를 넘기면 10월부터는 일상에 가까운 거리두기를 추진할 것이라 한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얘기"라며 "위드 코로나도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안심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백신 관리 체계를 꼼꼼히 점검하고, 부작용에 대해서는 상세한 근거를 제시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K-방역 성과를 자랑하다 대유행이 재개된 게 한두 번이냐"며 "정부만 앞서 달려 나가지 말고, 국민과 함께 걸어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4~5일 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을 신고한 사례는 2451건으로, 누적 19만 2559건으로 집계됐다. 접종으로 인한 사망자는 4건이 추가돼 누적 558건이다. 사망자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3명, 화이자 접종자 1명으로 파악됐으며, 인과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