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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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경찰이 청와대 하명을 받아 자신을 겨냥한 불법 수사를 벌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하명에 따른 경찰의 기획사정 의혹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불법 수사를 자행하는 ‘공안 경찰’에 항의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4·7 보궐선거 기간 토론회에서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는 제 임기 중 인허가한 사안은 아닌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가 선거 후 허위사실 공표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경찰이 지난 3일 마포구청 내 커피숍에서 과거 서울시 시설계획과에서 근무했던 공무원을 상대로 벌인 참고인 조사가 “형사소송법과 범죄수사규칙 등을 위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당시 경찰은 해당 공무원에 대해 참고인 출석요구 및 동의, 영상녹화 및 진술조서 작성·열람·날인 등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형사소송법 제221조에 따른 참고인 조사 규정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참고인이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업무를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자 형사소송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사를 마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 공무원에 대한 면담은 본인의 동의를 얻어 편의성을 고려한 장소에서 이뤄진 사실관계 확인 목적의 방문 면담이었다”며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불법수사 관여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경찰은 군사정권 시절 유리한 증인을 찾는 공안 경찰의 수사방식, 즉 ‘다방 수사’를 답습한 이유를 해명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9개월 남짓 남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불법 공작 선거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허위 주장을 하는 건 매우 무책임한 태도이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지은/임도원/장강호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