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과 2년 때부터 코딩 공부
중국어보다 컴퓨터 언어 심취
서류평가~면접결과 관리 가능
"실력파 창업가 만나 수상 행운"
올해 우승을 거머쥔 곳은 창업 3년 차인 신생기업 두들린이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이태규 두들린 대표(27·사진)는 “대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뼛속까지 ‘문돌이’였고 창업은 생각도 못했다”며 “코딩과 소프트웨어(SW)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창업을 고민하게 됐고, 꿈의 무대인 정주영창업경진대회까지 우승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두들린은 채용 전문 SW인 ‘그리팅’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지원자의 이력서부터 중간 평가, 면접 평가 결과 등을 한 개의 소프트웨어로 관리할 수 있다. 소규모 기업은 채용 과정을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어 체계적인 채용관리가 어렵다는 데 착안했다.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 렌터카 업체 쏘카 등이 이 회사 SW를 사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기업들이 대부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채용 공고가 늘었지만 정작 채용관리는 엑셀이나 간단한 문서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채용관리를 해주는 외국산 SW도 있지만 비용이 상당히 비싸 국산 SW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올해 스물일곱 살인 이 대표는 대학교 1학년까지만 해도 컴퓨터와는 거리가 먼 문과생이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뒤 컴퓨터학을 부전공으로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군 전역 후 우연히 비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래밍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그때부터 코딩에 푹 빠졌습니다. 정작 중국어는 못하고 아는 언어는 컴퓨터 언어인 ‘파이썬’만 남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두들린을 창업하게 된 계기도 “국가가 운영하는 SW교육과정에 참여하면서 실력 있는 동료들을 만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후 도전한 첫 프로젝트는 ‘취업준비생을 도와주는 AI’였다. 인공지능(AI)이 촬영한 면접 영상을 분석해 개선점을 피드백해주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수익모델을 찾기 어려워 현재의 사업모델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전환하면서 작년 처음 도전한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 재차 도전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며 “본선에 올라오면서 아산나눔재단이 소개해준 선배 창업가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두들린은 앞으로 그리팅 서비스의 기능을 개선·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