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신산업 혁신 성과
로봇 등 6대 산업 테스트베드 유치
전체 산업서 신산업 비중 33.6%
4차 순환도로·서대구 역세권 등
공간 혁신으로 균형 발전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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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의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신산업 혁신은 수도권 경제 집중에 맞선 지방 경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보수 도시 대구가 적어도 경제산업 분야에서만큼은 실험과 도전정신이 충만한 혁신의 테스트필드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신산업 테스트베드’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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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준공한 지능형자동차주행시험장은 대구 최초의 테스트베드다. 권 시장은 여기에 더해 105㎞의 자율차 실증도로와 수성알파시티 자율주행시범지구를 조성했다. 2019년 준공한 2892억원 규모 대구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는 물 기업 128개가 들어섰다. 이 가운데 75%가 수도권 등 지역 외 기업이다.
지역 외 물 기업들이 대구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이곳이 수돗물, 하수, 폐수 농도를 각각 달리해 실험하는 10만㎥ 규모 테스트베드와 실험연구동을 갖췄기 때문이다. 90여 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설치가 어려운 30억원대 국내 최고 실험시설과 장비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이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물 기업도 2014년 3개에서 지난해 10개로 늘었다.
권 시장은 “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상용화하는 기반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며 “테스트베드를 갖추는 전략을 전국 최초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물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자 당시 당대표조차 물산업이라는 게 있느냐고 할 정도였다”며 “공장 부지를 싸게 공급하는 전략만으로는 수도권으로 기업과 인재가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 자율주행차, 의료, 스마트시티, 로봇 등 신기술 기업들이 대구에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차산업 전환 활발
대구의 테스트베드 시설은 전기차·자율주행차와 스마트시티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수성알파시티(98만㎡)는 시범 스마트시티다. 자율주행, 스마트생활, 에너지 등 5대 분야 13개 서비스를 19개 첨단기업이 5G(5세대) 이동통신과 WAVE 통신 등 각종 통신환경에서 실험하고 있다.권 시장은 “대구시의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는 자동차부품산업의 미래 전환에 특화한 것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중견기업인 에스엘, 평화정공, 아진산업, 이래AMS와 스타트업인 소네트, 스프링클라우드, 오토노머스A2Z 등 10여 개 기업이 첨단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다. 업계로부터 “자동차 부품산업의 혁신이 이뤄지는 현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의 자율주행 9대 핵심부품 국산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권 시장은 “로봇산업클러스터가 구축된 대구시가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로봇테스트필드까지 유치함으로써 모빌리티와 협동로봇, 서비스로봇의 테스트필드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6대 신산업 분야의 2014~2018년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10인 이상 중핵기업 기준)이 물 14.5%(전국 평균 6.6%), 로봇 22.5%(7.1%), 의료 24.1%(9.3%), 자동차부품 4.9%(-2.1%), 에너지 11.5%(8.4%)로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산업별 부가가치 비중(2018년 기준)도 변했다. 1990년대 후반 40%를 차지했던 섬유산업 비중은 11%로 줄었지만 미래차 20.4% 등 6대 신산업은 33.6%로 늘어났다.
공간 지형도 60년 만에 대변신
산업혁신에 이어 대구시의 공간 혁신도 권 시장의 뚝심이 만들어낸 변화로 꼽힌다. 올해 말께 완공될 4차 순환도로, 20년 만에 추진되는 도시철도 엑스코선, 40년 만의 안심연료단지 폐쇄, 45년 만의 서대구역세권 개발, 60여 년 만에 추진되는 군공항 이전과 캠퍼워커헬기장 부지 반환 등이다. 안심연료단지에는 안심뉴타운(공정률 75%)이 건설되고 헬기장에는 대구대표도서관이 들어선다.권 시장은 “공간구조 혁신사업들은 대구시민의 생명권이나 대구의 미래와 관련된 사업이지만 정치적 유불리를 이유로 수십 년간 외면당하면서 대구 발전의 동력이 사라졌다”며 “수성구와 동대구 중심의 대구가 균형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산업선(서대구~대구국가산업단지), 대구권 광역철도(구미~경산), 도시철도 엑스코선, 4차 순환도로, 대구경북선(서대구~신공항~의성)은 대구·경북의 산업거점을 연결해 경제 활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권 시장은 “대구의 공간 혁신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지만 당장의 편리함과 이익에 급급해서는 도시의 미래가 없다”며 “내륙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대로 된 관문 공항을 건설하고 철도·도로와 연결되는 큰 변화가 지금 대구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