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바다에서 운항 중인 두 자율운항 선박 간 충돌 회피 실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일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역에서 목포해양대의 9200t급 대형 실습선과 자체 보유한 300t급 예인선이 참여한 자율운항 선박 간 충돌 회피 실증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두 선박에는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SAS)이 탑재됐다.

이날 실증에서 각기 다른 목적지로 자율운항 중이던 두 선박은 반대편에서 마주오는 상황에 처하자 안전 거리인 1해리(1.852㎞) 밖에서 상대를 회피했다. 서로 교차 운항하는 상황에서도 변속 및 방향 전환 등 안정적인 자율운항 성능을 보여줬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SAS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2019년 길이 3.3m의 원격 자율운항 무인선 ‘이지고’ 개발에 성공한 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300t급 예인선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올해 2월부터는 목포해양대와 1000TEU(컨테이너 1000개 선적 가능)급 컨테이너선 크기의 선박을 활용해 연구를 계속해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실증은 실제 바다에서 이뤄진 대형 실습선 자율운항 기술 시연”이라며 “내년을 목표로 한 SAS 상용화가 가까워졌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