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휴직 중인 소방관 극단 선택…동료들 "갑질 피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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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해도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 유서
노조 "직장 내 갑질 엄정 수사 고소장 제출할 것"
노조 "직장 내 갑질 엄정 수사 고소장 제출할 것"
![대전의 40대 소방관이 휴직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유족과 일부 동료들이 '갑질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9/99.20288438.1.jpg)
6일 대전소방본부와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소방관 A씨(46)가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는 소방본부의 조직문화 개선안 발표 뒤 직협 회장을 맡아 활동하던 중 지난 6월 병가를 내고 휴직 중인 상태였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누가 뭐라해도 정의 하나만 보고 살았다. 가족, 어머니 미안해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A씨의 죽음과 관련 동료들은 "상사 직원 등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듣는 등 갑질 피해로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A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음식만 먹게 된 근무자들의 식사 방식 개선을 여러차례 요구하는 과정에서 상사들이 면박을 주거나 "전화나 잘 받으라"고 말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다.
또 허리디스크가 있는 소방관 동료를 위해 새 의자를 요청했다가 "업무에나 충실하라"는 핀잔들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오전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직장 내 정의를 세우기 위해 끝없이 투쟁했고, 본인이 당한 갑질에 따른 피해 구제를 여러 차례 요구했다"면서 "소방본부는 이를 묵살하고 방관해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게 했다. 경찰에 고소장을 내고 직장 내 갑질을 엄정 수사해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방본부 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확인되는 대로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