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그룹의 한 임원이 6일(현지시간) 뮌헨 모터쇼에서 자사의 신형 전기차인 'ID.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AP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한 임원이 6일(현지시간) 뮌헨 모터쇼에서 자사의 신형 전기차인 'ID.라이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AP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부족 현상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경영인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역대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는 산업용 실리콘 부족이 특히 문제라는 지적이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2위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의 헤르베르트 디스 최고경영자(CEO)와 포드 유럽의 군나르 허만 회장, 다임러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 등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반도체 부족은 복잡한 문제이고 언제 풀릴지조차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 CEO는 방송에 출연해 “반도체 부족 때문에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다”며 “협력사들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폭스바겐은 당초 반도체 부족 현상이 올 여름께 해소될 것으로 봤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폭스바겐에 납품하는 반도체 재료 공장의 상당수가 말레이시아에 자리잡고 있는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수차례 멈췄기 때문이다.

디스 CEO는 “광범위한 반도체 부족 문제는 오래 지속될 것 같다”며 “인터넷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커졌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가) 더 타격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허만 회장은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2024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계의 흐름이 전기차로 쏠리면서 칩 부족이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소형차인 포드 포커스의 경우 300개 가량의 반도체 칩을 쓰고 있는데, 전기차는 최대 3000개를 탑재해야 한다.

허만 회장은 “원자재 부문에서도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반도체만이 아니라 리튬 플라스틱 철강 등의 공급이 모두 부족하다”고 말했다.

허만 회장은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신차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여러 제약이 많지만 신차 주문은 놀라울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영국에선 지난 7월의 신차 생산량이 역대 최저치로 곤두박질 쳤다. 1956년 이후 최악의 생산 실적을 기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