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日 공연계 넷플릭스' 도쿄증시 상장 넘본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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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라이브공연 플랫폼 '마호캐스트'
코로나로 '올스톱' 日 공연시장서 돌풍
넷티켓으로 어디서든 라이브공연 감상
소니·유튜브 콧대 누른 무한확장성
연내 시리즈A 투자·2024년 도쿄증시 상장
코로나로 '올스톱' 日 공연시장서 돌풍
넷티켓으로 어디서든 라이브공연 감상
소니·유튜브 콧대 누른 무한확장성
연내 시리즈A 투자·2024년 도쿄증시 상장
"'K-팝' 뮤지션들의 일본 진출 통로가 되겠습니다. 유명 뮤지션은 수익을 높이고, 무명 아티스트는 이름을 날릴 수 있습니다."
한국인 벤처 기업가가 만든 음악·공연 전문 동영상 플랫폼 마호캐스트가 '일본 공연계의 넷플릭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호는 일본어로 '마법'이라는 뜻. 이름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시장이 멈춰 선 일본에서 뮤지션과 팬들의 무대 갈증을 해소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유명 2인조 록그룹 차게&아스카의 멤버 차게와 엔카(일본 전통가요) 가수 이시카와 사유리의 라이브 공연은 마호캐스트의 인지도를 단번에 높였다. 로맨틱펀치와 초신성 등 한국 뮤지션 약 20팀도 마호캐스트로 일본 팬들과 만나고 있다.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0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마호캐스트의 운영사 스톤비는 한국인 벤처기업가 김우재, 조윤상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15년간 정보기술(IT)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한 IT 전문가, 조 대표는 청와대 행정관과 한국거래소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거친 기획·마케팅통이다.
콘텐츠 시장이 영상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의 시대로 전환하는 지점을 포착하고 동영상 플랫폼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공연을 플랫폼의 테마로 잡은 건 일본이 라이브하우스 문화가 발달한 반면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는 뒤처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스톤비가 IT 공룡 및 콘텐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것은 "마호캐스트가 라이브시장 뿐 아니라 음악시장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두 대표는 말했다. 소니와 유튜브 등 경쟁사들은 미국 동영상 플랫폼 전문회사 비메오의 서비스를 빌려쓴다. 플랫폼 시장에 서둘러 진입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자사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호캐스트는 스톤비의 자체 플랫폼이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 지역 민방의 콘텐츠 플랫폼을 제작했기 때문에 실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라이브하우스에서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가상현실(VR) 스트리밍, 뮤지션과 팬들이 1:1 실시간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라이브를 보면서 뮤지션이 입고 있는 티셔츠나 구두를 클릭하면 바로 살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등이 스톤비가 추가로 선보일 서비스들이다
조 대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지만 음원 유통과 팬 관리, 라이브 스트리밍 등 뮤지션의 모든 음악 활동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능한 건 마호캐스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호캐스트는 일본 최초로 넷티켓이라는 온라인 유료시청권을 도입했다. 라이브하우스 입장료와 같은 가격(2500~3000엔)을 받지만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라이브 공연과 달리 공연장 임대료와 운영인원 고용비 등이 '제로(0)'이기 때문에 넷티켓 판매수입은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이용자 수에 의존하는 플랫폼 경쟁사들이 적자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마호캐스트가 플랫폼 사업자이면서도 수익을 내는 비결이다. 서비스 3년 만인 올해 매출 5억엔을 넘보고 있다. 넷티켓과 현장 공연티켓, VR콘텐츠, 기념품 등을 다양하게 구성한 결합상품으로 수익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스톤비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한국 뮤지션들의 일본 진출이다. 일본은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탄탄한 대형 기획사 소속의 유명 아이돌이 아니면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두 대표는 마호캐스트를 통해 자본의 힘 없이도 한국 뮤지션들이 일본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K-팝에 대한 일본 문화계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마호캐스트에서 공연한 한국의 5인조 여성밴드 '롤링쿼츠'는 일본 매니지먼트 회사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밴드들이 참가한 '한일 밴드 페스티벌'을 열어 일본 팬들에게 한국의 뮤지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K-팝 열풍을 주도한 기모토 다카시 전 유니버설뮤직 부사장을 최고 프로듀서로 영입하는 등 일본 음악계 거물들이 마호캐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김대표와 조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며 "24 시간 실시간 방송되는 글로벌 음악 방송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한국인 벤처 기업가가 만든 음악·공연 전문 동영상 플랫폼 마호캐스트가 '일본 공연계의 넷플릭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호는 일본어로 '마법'이라는 뜻. 이름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시장이 멈춰 선 일본에서 뮤지션과 팬들의 무대 갈증을 해소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뒤처진 日서 승부수
마호캐스트는 온라인 라이브 공연장이다. 직접 공연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 티켓 한 장이면 세계 어디서라도 좋아하는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이미 1300여명의 뮤지션이 마호캐스트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고 있다.유명 2인조 록그룹 차게&아스카의 멤버 차게와 엔카(일본 전통가요) 가수 이시카와 사유리의 라이브 공연은 마호캐스트의 인지도를 단번에 높였다. 로맨틱펀치와 초신성 등 한국 뮤지션 약 20팀도 마호캐스트로 일본 팬들과 만나고 있다.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0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마호캐스트의 운영사 스톤비는 한국인 벤처기업가 김우재, 조윤상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서 15년간 정보기술(IT)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한 IT 전문가, 조 대표는 청와대 행정관과 한국거래소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거친 기획·마케팅통이다.
콘텐츠 시장이 영상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의 시대로 전환하는 지점을 포착하고 동영상 플랫폼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공연을 플랫폼의 테마로 잡은 건 일본이 라이브하우스 문화가 발달한 반면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는 뒤처졌다고 봤기 때문이다.
뮤지션의 모든 활동이 가능한 플랫폼
유튜브와 쇼룸, 니코니코 등 일본에도 다수의 동영상 전문 플랫폼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이후 소니엔터테인먼트 같은 대기업도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스톤비가 IT 공룡 및 콘텐츠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것은 "마호캐스트가 라이브시장 뿐 아니라 음악시장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두 대표는 말했다. 소니와 유튜브 등 경쟁사들은 미국 동영상 플랫폼 전문회사 비메오의 서비스를 빌려쓴다. 플랫폼 시장에 서둘러 진입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자사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호캐스트는 스톤비의 자체 플랫폼이어서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 지역 민방의 콘텐츠 플랫폼을 제작했기 때문에 실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라이브하우스에서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가상현실(VR) 스트리밍, 뮤지션과 팬들이 1:1 실시간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 라이브를 보면서 뮤지션이 입고 있는 티셔츠나 구두를 클릭하면 바로 살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등이 스톤비가 추가로 선보일 서비스들이다
조 대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곳은 많지만 음원 유통과 팬 관리, 라이브 스트리밍 등 뮤지션의 모든 음악 활동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능한 건 마호캐스트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호캐스트는 일본 최초로 넷티켓이라는 온라인 유료시청권을 도입했다. 라이브하우스 입장료와 같은 가격(2500~3000엔)을 받지만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라이브 공연과 달리 공연장 임대료와 운영인원 고용비 등이 '제로(0)'이기 때문에 넷티켓 판매수입은 고스란히 수익이 된다.
이용자 수에 의존하는 플랫폼 경쟁사들이 적자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마호캐스트가 플랫폼 사업자이면서도 수익을 내는 비결이다. 서비스 3년 만인 올해 매출 5억엔을 넘보고 있다. 넷티켓과 현장 공연티켓, VR콘텐츠, 기념품 등을 다양하게 구성한 결합상품으로 수익성을 다양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한국 뮤지션의 일본 진출 통로
투자 전문가들이 먼저 스톤비의 성장가능성을 알아보고 있다. 연내 약 3억엔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2024년 7월에는 우리나라의 코넥스시장과 비슷한 도쿄증시 마더스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데 전념하고 있다. 차게&아스카의 멤버 차게가 J-팝을 소개하는 정기 방송 등 온라인으로만 가능한 형식의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조 대표는 "공연장에 못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터넷으로 봐야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 디지털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스톤비가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가 한국 뮤지션들의 일본 진출이다. 일본은 자금력과 마케팅력이 탄탄한 대형 기획사 소속의 유명 아이돌이 아니면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두 대표는 마호캐스트를 통해 자본의 힘 없이도 한국 뮤지션들이 일본에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K-팝에 대한 일본 문화계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마호캐스트에서 공연한 한국의 5인조 여성밴드 '롤링쿼츠'는 일본 매니지먼트 회사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밴드들이 참가한 '한일 밴드 페스티벌'을 열어 일본 팬들에게 한국의 뮤지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K-팝 열풍을 주도한 기모토 다카시 전 유니버설뮤직 부사장을 최고 프로듀서로 영입하는 등 일본 음악계 거물들이 마호캐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김대표와 조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며 "24 시간 실시간 방송되는 글로벌 음악 방송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