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으로 '카페인' 각성 효과…강남 사교육 시장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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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루플'
빛 파장으로 카페인 각성 효과 내는 조명 개발
빛 파장으로 카페인 각성 효과 내는 조명 개발
루플은 헬스케어 서비스에 조명기기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디지털 햇빛’으로 통해 생체리듬 균형을 잡아주는 조명 ‘올리’가 주요 브랜드다. 사람이 하루를 지내면서 매 시간 다른 파장의 햇빛을 쬐고, 이에 따라 뇌의 집중·각성도과 이완도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제품을 착안했다.
아침 햇빛은 집중에 필요한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루플의 ‘올리 데이’는 아침 햇빛의 분광 분포와 흡사하게 빛 파장을 설계했다. 이 조명의 빛을 약 20분간 쐬면 뇌가 아침임을 인식해 각성 효과를 일으키게 한다.
조명은 커피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조명 빛이 ‘디지털 카페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커피를 따로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커피잔을 기울이듯 조명을 돌려놓으면 등이 켜진다.
저녁용 조명인 ‘올리 나이트’는 반대로 멜라토닌 분비를 덜 방해하는 빛 파장을 낸다. 잦은 교대근무나 출장으로 생체 시계 균형이 깨졌거나, 건강한 수면 리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김용덕 루플 대표는 “사람 눈에 있는 제3광수용체라는 세포가 480나노 영역대 빛을 받아들여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를 파악하고, 이 정보를 시신경 약 2만개가 뇌의 시상하부로 전달한다”며 “이같은 원리를 활용하면 햇빛 대신 조명 빛을 통해서도 몸의 각성과 이완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20여년 근무한 기술 베테랑이다. 노트북 개발, PC사업 등 분야에서 엔지니어링·컨설팅 일을 맡았다. 조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자녀들의 학습 집중을 돕기 위해서다. 학부모 모임에서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마신다는 고민을 듣고 대체재를 알아보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2017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루플을 창업했다. 이 제품은 올초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공동실험으로 카페인, 카페인 위약(플라시보), 일반 조명, 루플 조명 등 네 가지 변수를 다르게 해 뇌파 측정 시험을 한 결과 루플의 조명을 썼을 때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재택·온라인 학습이 늘면서 실제 햇빛을 쬘 기회가 줄어들자 학생이나 직장인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지 않고도 집중력을 올려준다는 제품 컨셉에 서울 강남 사교육 시장도 반응했다. 이달 말부터는 국내 주요 사교육 업체 청담러닝이 서비스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올리 조명을 보낼 예정이다.
루플은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한 조명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카페인 섭취 효과가 개인별로 조금씩 다른 것처럼 빛 파장에 대한 반응도 개인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명 이용자의 각성 반응 등을 데이터화해 AI가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빛을 쐴 수 있게 하는 맞춤형 광치료(라이트 테라피)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 분야 활용도도 찾을 수 있다. 항공기나 차량 등에 졸음 운전 조짐을 감지해 빛을 통해 졸음 운전을 방지해주는 조명을 탑재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아직 대부분 조명은 단순히 밝기를 다르게 하는 식”이라며 “파장 특성에 집중한 루플의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안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라이트 테라피 분야에서 1위 제품이 되고, 3년 내에 생체리듬 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 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아침 햇빛은 집중에 필요한 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한다. 루플의 ‘올리 데이’는 아침 햇빛의 분광 분포와 흡사하게 빛 파장을 설계했다. 이 조명의 빛을 약 20분간 쐬면 뇌가 아침임을 인식해 각성 효과를 일으키게 한다.
조명은 커피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조명 빛이 ‘디지털 카페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커피를 따로 마시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커피잔을 기울이듯 조명을 돌려놓으면 등이 켜진다.
저녁용 조명인 ‘올리 나이트’는 반대로 멜라토닌 분비를 덜 방해하는 빛 파장을 낸다. 잦은 교대근무나 출장으로 생체 시계 균형이 깨졌거나, 건강한 수면 리듬을 찾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 김용덕 루플 대표는 “사람 눈에 있는 제3광수용체라는 세포가 480나노 영역대 빛을 받아들여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를 파악하고, 이 정보를 시신경 약 2만개가 뇌의 시상하부로 전달한다”며 “이같은 원리를 활용하면 햇빛 대신 조명 빛을 통해서도 몸의 각성과 이완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20여년 근무한 기술 베테랑이다. 노트북 개발, PC사업 등 분야에서 엔지니어링·컨설팅 일을 맡았다. 조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자녀들의 학습 집중을 돕기 위해서다. 학부모 모임에서 아이들이 시험 기간에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많이 마신다는 고민을 듣고 대체재를 알아보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2017년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루플을 창업했다. 이 제품은 올초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1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 공동실험으로 카페인, 카페인 위약(플라시보), 일반 조명, 루플 조명 등 네 가지 변수를 다르게 해 뇌파 측정 시험을 한 결과 루플의 조명을 썼을 때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재택·온라인 학습이 늘면서 실제 햇빛을 쬘 기회가 줄어들자 학생이나 직장인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지 않고도 집중력을 올려준다는 제품 컨셉에 서울 강남 사교육 시장도 반응했다. 이달 말부터는 국내 주요 사교육 업체 청담러닝이 서비스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올리 조명을 보낼 예정이다.
루플은 향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한 조명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카페인 섭취 효과가 개인별로 조금씩 다른 것처럼 빛 파장에 대한 반응도 개인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명 이용자의 각성 반응 등을 데이터화해 AI가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적절한 빛을 쐴 수 있게 하는 맞춤형 광치료(라이트 테라피)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 분야 활용도도 찾을 수 있다. 항공기나 차량 등에 졸음 운전 조짐을 감지해 빛을 통해 졸음 운전을 방지해주는 조명을 탑재하는 식이다.
김 대표는 “아직 대부분 조명은 단순히 밝기를 다르게 하는 식”이라며 “파장 특성에 집중한 루플의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안에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라이트 테라피 분야에서 1위 제품이 되고, 3년 내에 생체리듬 케어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 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