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으로 첫 법정 출석…재판 중 실신해 실려 나가
군사법원, 내달 8일 변론 종결…군검찰 구형 진행 전망
李중사 모친, 성추행 가해자 재판서 절규…"딸 억울함 풀어달라"
공군 고(故) 이 모 중사의 모친이 법정에서 딸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7일 오후 열린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모 중사에 대한 2차 공판에서 이 중사 모친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석에 앉은 A 씨는 "군인들 군화소리나 딸 아이가 갑자기 집에 찾아올 때마다 번호키를 누르곤 했던 소리(환청)가 시시때때로 들려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다"고 운을 뗀 뒤 "우리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웠는지 저기 앉아있는 저 사람(장 중사 지칭)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생전 딸의 피해 호소 중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군 검사의 질문에는 "딸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성추행 사건이) 아무런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아 힘들다고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딸이) 어느 날은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센터에 전화하고, 상담관에게도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고 말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더니, 딸이 두 손을 올리면서 '엄마 나는 자살은 안 해'라고 말했다"며 "그때 죽고 싶다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했는데, 씩씩하게 이겨낼 거로 생각했는데…"라며 흐느꼈다.

A 씨는 "우리 아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버림받았다"며 가림막이 쳐진 피고인석을 가리키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해자가) 지은 죄만큼 벌을 받길 원한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A 씨를 비롯해 피해자인 이 중사 유족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서 진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장 중사가 앉은 피고인석이 증인석과 방청석에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을 친 채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발언하는 내내 흐느껴 울거나 몸을 떨던 A씨는 증인신문을 마친 뒤 실신해 실려 나갔다.

이에 앞서 공판 중 이 중사의 오빠가 방청석에서 피고인석을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달려 나가는 등의 돌발 행동으로 재판부에 의해 퇴정 조처됐고, 공판이 끝난 뒤에도 부친 등이 장 중사를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법원 측은 장 중사를 피고인 출입구 대신 재판장 출입구를 통해 이송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달 8일 오전 10시 3차 공판에서 장 중사 사건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같은 날 군검찰의 구형도 진행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