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허태수 GS 회장이 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그룹 교류회’에서 신사업 협력을 약속하며 악수하고 있다.   포스코·GS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왼쪽)과 허태수 GS 회장이 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그룹 교류회’에서 신사업 협력을 약속하며 악수하고 있다. 포스코·GS 제공
포스코와 GS가 ‘신사업 동맹’을 맺고 2차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및 수소 사업 확대에 나선다. 최근 요기요, 휴젤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GS와 철강을 넘어 2차전지 소재 업체로 변신한 포스코라는 산업계 두 ‘거인’의 만남이다.

포스코와 GS는 7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양측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그룹 교류회’를 열고 5대 핵심 신사업 협력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5대 사업은 △2차전지 리사이클링 △수소 사업 △벤처 발굴·투자 △친환경 바이오 사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이다. 이번 MOU는 2005년 GS 출범 이후 그룹 차원에서 맺은 첫 MOU다.

이번 협약에서 양측이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이다. 전기차 등에서 나오는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등 주요 2차전지 원료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GS는 정유·화학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전국적인 주유 및 정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해 폐배터리를 모으면, 금속회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가 리튬과 니켈 등 2차전지 소재를 추출할 계획이다. 두 그룹은 이를 위해 대규모 합작회사(JV)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수소 사업에서는 청정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및 활용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맞춰 현재 고로(용광로) 중심의 조강 생산 방식을 100% 수소환원제철공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존의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차세대 공법으로, 원활한 수소 공급망 확보가 선결 과제다. 포스코는 전국적인 연료공급망과 기초화학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GS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물적, 기술적 토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MOU는 GS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취임 후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는 허태수 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GS는 허 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뒤 카카오모빌리티, 그린카, 휴젤, 요기요 등 다양한 혁신 기업에 투자하며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허 회장은 이날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자산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해나간다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을 접목한 친환경 중심의 미래 사업을 함께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기후변화 위기가 고조되면서 탄소중립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은 기업 경영의 상수로 자리 잡았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시장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그룹 차원의 협력 기틀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황정환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