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은 검찰의 '국기 문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정치검찰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킨 후과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8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번 의혹의 실체와 핵심이 무엇이라고 판단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고발 사주 의혹은) 당연히 사실"이라며 "이건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느냐'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사건이 돼버렸다. 개혁 안 하면 언제라도 이런 일이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검찰에 불과한 윤석열을,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덜컥 국민의힘에서 입당시키면 아마 국민의힘 당이 풍비박산 날 것이라고 일찌감치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은) 제가 경고한 대로 후과를 지금 치르고 있는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지시가 없었다면 손준성 검사가 절대 해당 문건을 작성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의혹 배후에 윤 전 총장이 있음을 확신했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검찰이 중앙컴퓨터 등의 데이터를 삭제하는 이른바 '대청소'를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이) '1차 유시민 엮어내기'를 만들었던 것도 증거들을 다 인멸해 무죄로 나가는 정공법을 쓴 것인데, 이번에는 (디지털 증거가 있기 때문에) 정공법을 쓰지 못할 것이다. 디지털 증거는 과학 증거이고, 거기에 어떤 말로 거짓말을 한들 무력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발 일자가 4월 3일과 8일 두 차례였다고 하는데, 누가 보더라도 4월 15일이 선거였으니 그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유력 인사 유시민을 엮어 수사 기소까지 가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합작으로 하려 했다는 점에서 '검·언·정 카르텔'이 드러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웅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웅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해 4·15 총선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 검사가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지난 6일에는 김 의원과 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관계자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의 이름과 프로필 사진이 나와 있는 채팅방 상단에는 '전달된 메시지,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혀있다.

김 의원은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된 본건 고발장은 저와 관련이 전혀 없다"며 "해당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고 부인했다.

윤 전 총장 역시 "'누구를 고발하라'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그럴 이유도 전혀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손 검사도 "일부 매체에서 제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발송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