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웅 기자회견'에 "법꾸라지 생각난다" 공세

이용빈 "모르쇠로 일관, 의심만 높일 뿐"
정세균 "윤석열 게이트 지옥문 열렸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당 차원 진상규명 요구
원희룡 "정권 교체·당 존망 걸린 문제"
"관련자 진상 조사 적극 협조해야"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두고 "법꾸라지라는 단어가 생각난다"라고 맹공을 펼쳤다. 김 의원이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밝힌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8일 국회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작과 정쟁에만 급급한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의힘은) '제보자를 안다'거나 '제보자를 밝히라'는 압박만 가하며 본질은 호도한 채 공익신고자 찾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더 이상 방관자의 입장으로 이 사건을 대하면 안 될 것"이라며 "언제까지 모르쇠로 일관하며, 언제까지 떳떳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감추고 숨기려고만 하는 태도는 의심만 더욱 높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사 당국은 국민의힘 발 '고발 사주'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명확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검찰은 어떠한 경위로 검찰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발장이 야당에 전달된 것인지 그 의혹의 감찰 결과도 신속하게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뉴스1

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도 김 의원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웅 의원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정황상 제가 손모 씨(손준성 검사)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라며 "참으로 '법꾸라지'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발언"이라고 적었다.

그는 "법을 잘 아는 만큼 피해 갈 길을 터놓았으나 진실은 결코 피해갈 수 없다"라며 "김웅 의원 발언으로 드러난 진실은 현직 검찰이며, 당시 윤석열 후보의 오른팔이었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가 개입되었다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전 총장이 고발을 사주했는지 여부, 검찰이 당시 야당과 야합하여 총선 전 정치공작을 시도한 것의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윤석열 게이트, 이제 지옥의 문이 열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의혹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을 보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문제는 더 이상 윤석열 후보나 김웅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권 교체와 당의 존망이 달린 문제"라고 적었다.

사진=연합뉴스

원 전 지사는 "당이 신속하게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며 "관련자들은 진상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하며 그것이 조작이든 사실이든 명백한 진실 만이 당과 정권교체를 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며 "본건 고발장 등을 검찰 인사로부터 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