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안과 질환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를 국내 최초로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투여했다고 8일 밝혔다.

미국 제약사 스파크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럭스터나는 ‘레버선천흑암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다. 레버선천흑암시는 망막에서 시각회로 효소를 생성하는 유전자인 ‘RPE65’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선천적 망막변성 질환이다. 망막 시세포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 저하, 야맹증, 눈 떨림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럭스터나는 사람 몸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 안에 정상적인 RPE65 유전자를 복제해서 넣은 뒤 환자의 망막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임상에서 럭스터나는 영구적인 시력 상실을 막고,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냈다.

김상진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팀은 지난 7월 레버선천흑암시 환자에게 럭스터나를 투여한 뒤 약 2개월 후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럭스터나 투여 전에는 환자가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길을 찾으려면 150럭스(lux·맑은 날 해 뜨기 전 30분 정도의 밝기) 이상이어야 했는데, 수술 후에는 10럭스(해가 지고 약 1시간이 지난 후의 밝기)에서도 화살표를 볼 수 있었다. 시력 개선 및 시야 확장 등의 효과도 나타났다.

김 교수는 “유전성 망막변성은 불치병으로 단정해 유전 진단을 시도하는 것조차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는 여러 유전자 치료제가 상용화돼 환자들에게 빛이 돼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