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큰 손 투자자들, 국방 기술에 꽂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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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균의AI밀리터리<1>실리콘밸리 큰손들의 국방 침공(상)
오랜 터부였던 국방 기술 스타트업 투자 갑작스런 폭증
매년 100%씩 투자금 몰려들어,,, '침공'이라 해도 과언 아냐
국방 SW납품 회사 팔렌티어 상장 대박으로 투자자 자극
AI가 몰고 온 변혁 앞으로 더 강해지고 빨라질 것
오랜 터부였던 국방 기술 스타트업 투자 갑작스런 폭증
매년 100%씩 투자금 몰려들어,,, '침공'이라 해도 과언 아냐
국방 SW납품 회사 팔렌티어 상장 대박으로 투자자 자극
AI가 몰고 온 변혁 앞으로 더 강해지고 빨라질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약 7530억달러에 달하는 2022년도 국방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 1년 예산은 의무 지출 (mandatory spending) 과 재량 지출 (discretionary spending)로 나뉜다. 의무 지출이 주로 복지 관련 예산으로 짜여져 있다면, 재량 지출은 대부분을 국방 예산에 할애한다. 전체 50%가 국방예산이다. 부처 하나의 예산이 나머지 부처 전체와 맞먹는 셈이다.
혹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사 가치가 2조달러를 넘어섰고 아마존, 구글과 페이스북이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시대인 요즘, 1조달러도 안 되는 (?) 국방 예산이 뭐가 대수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 국방 분야에서 25년간 종사해온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3~4년간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실리콘 밸리의 큰 손들이 이 '작은' 국방시장에 '진정한 탐욕(?)'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8년으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수천 명의 구글 엔지니어들은 회사와 국방부가 은밀히 추진한 '메이븐 프로젝트'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회사에 강력히 항의했다. 결국 구글은 프로젝트를 중지했다. 이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국방부에 뭔가를 납품하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리콘 밸리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또 중국 시장을 너무나 중요하게(국방부로부터 수주를 받거나 납품을 하게 될 경우, 특히 무기에 관련된 기술개발 부분에서 기술의 해외유출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른다)생각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리콘 밸리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를 단순히 '돈에 눈 먼 투자자의 배신 아닌 배신'으로 치부하기에는 변화의 속도와 강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강하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이 국방(및 우주와 항공) 분야 스타트업에 쏟아붓는 투자 금액은 매년 100%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거의 '침공'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이런 변혁을 촉발한 회사가 페이팔 창업과 페이스북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피터 티엘 (Peter Thiel)이 세운 팔렌티어(Palantir)라는 회사다. 피터 티엘이 페이팔을 팔고 2003년에 세운 팔렌티어는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국방부에 납품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내세워 2020년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쳤다. 현재 회사 가치는 약 510억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의 시작과 성장, 그리로 성공을 보면서 다른 큰손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방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딥러닝, 즉 인공지능 2차 파도 (2nd wave of AI)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AI 기술의 엄청난 발전 속도에 뒤처지기 않기 위해 국방부도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에 부응하면서 국방 우주 분야 스타트업이 더 이상 약점이 아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VC투자자들은 B2B와 B2C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라는 '종교'의 신봉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규모'가 없으면 아무리 엄청난 기술을 개발하고 있더라도 큰 손 투자자들은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지난 한세기 동안 국방 분야는 규모의 경제와는 180도 다른 시장이었다. 소량 판매, 10년은 기본인 장기 개발 기간, 소수 회사들만 갖고 있는 특혜 등은 아무리 정부예산이 커도 실리콘 밸리의 생리와는 맞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됐다. 정치적 성향을 제외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천대를 받는 것 또한 당연한 트렌드였다. 오랜 기간동안 이런 비생산적인 관성에 젖은 분야에서, 딥러닝 (심층학습)의 화려한 등장은 구매고객인 국방부에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가져왔다. 왜? 인공지능이 국방, 그리고 더 크게는 우주 항공 분야를 '규모의 경제'로 개종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서 머스크 형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터다) 그러니 큰 손들이 이 분야에 탐욕을 안 내는 게 오히려 말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팔렌티어의 뒤를 따르고 있는 회사들 중 하나가 앤드릴(Anduril)이다. 이 회사는 20대 중반에 오큘러스 VR을 페이스북에 23억달러에 팔면서 바로 전설이 되어버린 파머 럭키(Palmer Luckey)가 4년 전에 세운 신생 벤처다. 파머 럭키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은 지난 7월 4억5000만달러 시리즈 D 투자를 마무리한 뒤 기업가치가 45억달러로 평가됐다고 공개했다. 운좋게 필자는 앤드릴을 방문해 이 '전설적 인물'을 만나 2시간 반 동안 회사를 소개하고 협력 과제를 논의하는 기회를 누렸다. 회사 구경도 했는데 회사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인큐베이터 같은 느낌이었다. 출퇴근은 물론 자유이고, 하루 세 끼도 다 회사에서 먹여준다. 자율 시스템 (autonomous system) 프로토타입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도 널려 있었다. 장비개발에 필요한 부품은 회사 여기저기에 설치된 벤딩 머신에 비치돼 있고, 벤딩머신에 없는 것들은 각자 아마존에서 직접 회사 이름으로 개인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완전히 실리콘 밸리 문화를 국방회사에 옮겨 놓은 것 같았다. 필자가 보잉, 레이티온, 제너럴 다이내믹스 같은 국방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겪은 문화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앞으로는 국방 대기업이 실리콘 문화에 깃든 신생 국방 회사와의 경쟁에서 점점 더 밀려날 것은 시간문제라는 확신이 선 계기다.
점점 더 많은 신생 국방 회사들이 더 많은 큰손 투자자들을 등에 없고기존 국방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다. 앞으로 이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이 급작스러운 '국방침공'은 지금까지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고 앞으로 더욱 빨리, 더 큰 규모로 기존 국방 회사들의 입지를 줄여버릴 것이다. 앤드릴을 추종하는 회사들에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들이 유치하는 투자 액수를 본다면, 지금까지는 아주 성공적인 '침공'이라 할 만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회사들 중 몇 개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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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균 대표>
▶현 (주)세이프가드AI 창업자 겸 대표
▶현 EpiSys Science 창업자 겸 대표
▶전 보잉 팀장, 수석연구원, 및 개발책임자
▶미국 콜럼비아대 전자공학 박사
혹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사 가치가 2조달러를 넘어섰고 아마존, 구글과 페이스북이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시대인 요즘, 1조달러도 안 되는 (?) 국방 예산이 뭐가 대수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 국방 분야에서 25년간 종사해온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 3~4년간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실리콘 밸리의 큰 손들이 이 '작은' 국방시장에 '진정한 탐욕(?)'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2018년으로 잠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수천 명의 구글 엔지니어들은 회사와 국방부가 은밀히 추진한 '메이븐 프로젝트'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회사에 강력히 항의했다. 결국 구글은 프로젝트를 중지했다. 이 사건에서 알 수 있듯,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과 기업들은 국방부에 뭔가를 납품하는 것에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리콘 밸리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또 중국 시장을 너무나 중요하게(국방부로부터 수주를 받거나 납품을 하게 될 경우, 특히 무기에 관련된 기술개발 부분에서 기술의 해외유출에 상당한 제약이 뒤따른다)생각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리콘 밸리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를 단순히 '돈에 눈 먼 투자자의 배신 아닌 배신'으로 치부하기에는 변화의 속도와 강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강하다.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이 국방(및 우주와 항공) 분야 스타트업에 쏟아붓는 투자 금액은 매년 100%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거의 '침공'이라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다.
이런 변혁을 촉발한 회사가 페이팔 창업과 페이스북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피터 티엘 (Peter Thiel)이 세운 팔렌티어(Palantir)라는 회사다. 피터 티엘이 페이팔을 팔고 2003년에 세운 팔렌티어는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국방부에 납품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내세워 2020년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쳤다. 현재 회사 가치는 약 510억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의 시작과 성장, 그리로 성공을 보면서 다른 큰손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방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딥러닝, 즉 인공지능 2차 파도 (2nd wave of AI)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AI 기술의 엄청난 발전 속도에 뒤처지기 않기 위해 국방부도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에 부응하면서 국방 우주 분야 스타트업이 더 이상 약점이 아닌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VC투자자들은 B2B와 B2C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라는 '종교'의 신봉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 '규모'가 없으면 아무리 엄청난 기술을 개발하고 있더라도 큰 손 투자자들은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 지난 한세기 동안 국방 분야는 규모의 경제와는 180도 다른 시장이었다. 소량 판매, 10년은 기본인 장기 개발 기간, 소수 회사들만 갖고 있는 특혜 등은 아무리 정부예산이 커도 실리콘 밸리의 생리와는 맞지 않는 것이 당연시 됐다. 정치적 성향을 제외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천대를 받는 것 또한 당연한 트렌드였다. 오랜 기간동안 이런 비생산적인 관성에 젖은 분야에서, 딥러닝 (심층학습)의 화려한 등장은 구매고객인 국방부에 그야말로 천지개벽을 가져왔다. 왜? 인공지능이 국방, 그리고 더 크게는 우주 항공 분야를 '규모의 경제'로 개종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다. (여기서 머스크 형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터다) 그러니 큰 손들이 이 분야에 탐욕을 안 내는 게 오히려 말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팔렌티어의 뒤를 따르고 있는 회사들 중 하나가 앤드릴(Anduril)이다. 이 회사는 20대 중반에 오큘러스 VR을 페이스북에 23억달러에 팔면서 바로 전설이 되어버린 파머 럭키(Palmer Luckey)가 4년 전에 세운 신생 벤처다. 파머 럭키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들은 지난 7월 4억5000만달러 시리즈 D 투자를 마무리한 뒤 기업가치가 45억달러로 평가됐다고 공개했다. 운좋게 필자는 앤드릴을 방문해 이 '전설적 인물'을 만나 2시간 반 동안 회사를 소개하고 협력 과제를 논의하는 기회를 누렸다. 회사 구경도 했는데 회사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인큐베이터 같은 느낌이었다. 출퇴근은 물론 자유이고, 하루 세 끼도 다 회사에서 먹여준다. 자율 시스템 (autonomous system) 프로토타입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도 널려 있었다. 장비개발에 필요한 부품은 회사 여기저기에 설치된 벤딩 머신에 비치돼 있고, 벤딩머신에 없는 것들은 각자 아마존에서 직접 회사 이름으로 개인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완전히 실리콘 밸리 문화를 국방회사에 옮겨 놓은 것 같았다. 필자가 보잉, 레이티온, 제너럴 다이내믹스 같은 국방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겪은 문화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앞으로는 국방 대기업이 실리콘 문화에 깃든 신생 국방 회사와의 경쟁에서 점점 더 밀려날 것은 시간문제라는 확신이 선 계기다.
점점 더 많은 신생 국방 회사들이 더 많은 큰손 투자자들을 등에 없고기존 국방 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다. 앞으로 이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이 급작스러운 '국방침공'은 지금까지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고 앞으로 더욱 빨리, 더 큰 규모로 기존 국방 회사들의 입지를 줄여버릴 것이다. 앤드릴을 추종하는 회사들에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 후발주자들이 유치하는 투자 액수를 본다면, 지금까지는 아주 성공적인 '침공'이라 할 만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 회사들 중 몇 개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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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봉균 대표>
▶현 (주)세이프가드AI 창업자 겸 대표
▶현 EpiSys Science 창업자 겸 대표
▶전 보잉 팀장, 수석연구원, 및 개발책임자
▶미국 콜럼비아대 전자공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