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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여기에 추가 인상도 예고돼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워낙 낮아 한두 차례 인상 정도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심리적인 위축으로 주택 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공급 부족, 전세 불안 등으로 내년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집값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내집 마련 전략을 꼼꼼히 세워 매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주택 거래 줄어도 가격 상승세 지속

대다수 전문가가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거래량은 감소하겠지만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금리는 일부 요인일 뿐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특히 사전청약 등 공급계획을 내놔도 당장 시중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 수요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인상 충격파 미미…무주택자, 가을 청약 노려라"
또 이미 시장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수 심리를 억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아파트 시장은 단기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고, 양도세 중과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법으로 전세물량 품귀도 회복되기가 힘든 상황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심리적으론 내집 마련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도 “이미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이자 부담 증가 등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폭은 둔화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 투자 수요가 줄면서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그 폭은 지금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속도 주목해야

지난달 금리 인상은 인상 자체보다는 시장에 이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가적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놓으면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대출 비중이 큰 수익형 부동산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김효선 농협은행 WM본부 부동산 수석위원은 “상가는 대부분 대출을 활용해 매입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도 증가하고, 임대료 하락 리스크도 있어 가장 먼저 투자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땅값 상승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입지 좋은 꼬마빌딩이나 지식산업센터 등을 선별적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인해 주거용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에 대한 투자 수요도 쉽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최선의 방법은 청약

"금리인상 충격파 미미…무주택자, 가을 청약 노려라"
전문가들은 가점 등 상황이 된다면 분양가상한제 등을 적용받아 큰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청약시장을 노려보라고 조언했다.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와 달리 무주택자는 되도록 구축을 사기보다는 분양시장을 통한 내집 마련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무주택자에 대한 분양물량 확대 등 정책적인 배려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강화된 대출 규제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9억원 이하 아파트라도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할 수 있어 대출 등 자금계획을 꼼꼼하게 세워 청약에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달 가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정부의 추가 주택공급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여전히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로또 분양’에 수요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이달 전국에서 4만4145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만2017가구로 수도권 일반분양 물량(1만8424가구)이 전체 58%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분양시장의 차별화를 예상했다. 올해 공급이 적었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청약에는 수만 명이 몰리고 있지만, 공급이 많았던 지방에서는 청약 열기가 식은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준석 교수는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해 수도권 분양시장은 내년까지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청약이 최선이긴 하지만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내집 마련 전략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