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가 되어서도 현역으로 일할 수 있을까. 꿈같은 얘기다. 100세까지 살기도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해도 병원 및 요양병원에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올해 104세인데도 매일 환자들을 보는 할아버지 의사가 있다. 일본에서 79년째 의사로 일하고 있는 다나카 요시오 씨다. 그는 주 5일 환자를 진료하고, 직접 밥을 해먹는 등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는 그가 101세 때 쓴 책이다. 활동법, 식사법, 질병 대처법, 마음 관리법 등 다나카 씨의 건강 비결 45가지가 담겨 있다. 그는 매일 직접 컴퓨터를 두드려가며 환자들을 돌본다. 오전 진료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 손수 음식을 준비해 먹는다. 식단은 잡곡밥, 채소, 생선 또는 고기 등 단백질 위주로 구성한다. 오후엔 반드시 산책을 한다. 하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 얕은 오르막이 있는 산책길을 천천히 완주한다. 산책을 마치면 따뜻한 차를 즐기며 스마트폰으로 지인과 대화한다.

다나카 씨는 장수를 위해 중년 이상의 독자에게 맞지 않는 건강 상식을 짚어준다.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는 중년 이후의 건강 관리는 젊은이들과 달라야 한다. 특히 성인병 예방을 위해 육류 섭취를 제한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에 그는 반대한다. 인체에 필요한 아미노산과 혈청 알부민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동물성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나친 운동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떨어지는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과한 운동을 하면 체내 활성산소가 증가해 세포와 조직이 손상된다. 적당한 양의 운동을 해야 뼈가 단단해지고 골다공증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런 다나카 씨도 폐결핵, 간암에 걸려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건강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며 장수하게 됐다. 그는 “큰 병이 와도 성실하게 마주하면 건강한 삶의 소중함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