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스플레이 이끈 권오경 교수 '최고과학기술인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권오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사진)를 선정했다고 9일 발표했다.

권 교수는 매우 낮은 전류까지 정확히 제어할 수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회로를 개발해 한국이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2008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전돼 양산으로 이어졌다. 일본 소니가 사업화에 실패한 기술이란 점에서 당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았다.

권 교수는 “소니 기술자들이 모바일 AMOLED 양산 샘플을 보고 놀라던 모습이 아직 선명하다”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때 생겼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LCD(액정표시장치) 구동 집적회로(IC),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용 IC 공정 등을 개발했다. 이런 전문성을 토대로 1992년 한양대 교수 부임 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FT-LCD 개발을 이끌었다.

권 교수는 “디스플레이 개발은 공학 지식만 갖고 되는 게 아니라 감각기관인 눈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며 “연구원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토론하고 하나가 돼 움직인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양대 교학부총장, 세계공학한림원 평의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7년 1월부터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을 맡고 있다. 디스플레이 관련 학술지 등에 논문 545편을 게재했고, 미국 특허 228개를 포함해 총 41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가상현실(VR) 기기에서 높은 해상도와 균일한 화질을 보장할 수 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겐 “앞으로는 모든 게 융합연구인 만큼 어려서부터 협력해 연구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2003년 제정된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과학자 1~2명에게 매년 수여한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현택환 서울대 교수,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등 총 44명이 받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