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파인 "전세대출 데이터 19년 축적…1조 유니콘 될 것"
“리파인은 국내에서 부동산 권리조사 사업을 처음 시작한 ‘프롭테크’(정보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 기업입니다. 19년간 400만 건을 축적한 전세대출 관련 데이터베이스(DB)는 다른 업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우리의 경쟁력입니다.”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리파인의 이창섭 각자대표(사진)는 “기업공개(IPO) 후에는 400만 건의 DB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2년 설립된 리파인은 한국감정원 사내 벤처에서 출발했다. 부동산 권리조사는 금융회사가 부동산 거래와 담보 대출, 권리보험 인수 등을 진행하기 전에 등기·미등기 권리를 조사해 하자 여부 등을 밝혀내는 사업이다. 리파인은 국내에서 직접 부동산 권리조사 사업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부동산 권리조사 시장에서 점유율 90%로 1위 회사다. 29개의 금융회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리파인의 강점은 고도화된 스마트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시스템으로 리스크를 빠르게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건당 최소 3분이면 거래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해 서울과 부산 등에서 횡행했던 전세대출 사기를 잡아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사업 영역이지만 미국에서는 이 분야 대표 기업인 퍼스트아메리칸파이낸셜, 올드리퍼블릭인터내셔널의 시가총액이 8조원을 넘을 만큼 큰 시장이다. 국내 권리보험 시장은 2015년에서 2020년까지 약 5년간 216% 커졌다.

이 대표는 국내 권리보험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리파인도 창업 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542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냈으며 올 상반기엔 매출 294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37.4%, 2021년 상반기 43.7%로 높아지고 있다.

그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대부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 가입률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며 “앞으로 권리조사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상장 후에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와 공공임대 관련 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700만 명의 전·월세 임차인을 겨냥한 B2C 플랫폼인 ‘집파인’을 올해 8월 출범시켰다. 부동산 등기 무료 알림 서비스와 무료 법률상담이 집파인의 주 서비스다.

이 대표는 “공모자금 중 370억원은 임차인을 대상으로 하는 플랫폼인 집파인에 투자하고, 490억원은 자체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AI 기술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모하는 433만 주 전부가 신주다. 공모가는 2만1000~2만4000원으로 최대 1039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기업가치는 공모가 상단 기준 4170억원이다. 오는 16~17일 수요예측, 28~29일 일반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