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장 선수 최윤수(오른쪽)와 최연소 선수 송민혁이 9일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경기에 앞서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연장 선수 최윤수(오른쪽)와 최연소 선수 송민혁이 9일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경기에 앞서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성별, 세대 상관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클럽을 들고 그린에 서면 70대 할아버지도, 10대 손녀도 라운드를 동반하는 파트너가 된다.

9일 인천 청라베어즈베스트GC(파71)에서 막을 올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원)에서 55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동반 라운드가 펼쳐졌다.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전설’ 최윤수(72)가 김동은(24), 국가대표 송민혁(17)과 한 조에서 경기를 펼친 것. 막내인 송민혁과의 나이 차이는 55년 8개월 2일로, 역대 코리안투어 사상 가장 나이 차가 큰 동반 플레이로 기록됐다.

최윤수는 KPGA코리안투어 11승과 챔피언스투어 26승, 챔피언스투어 그랜드시니어 부문 19승, 여기에 해외투어 3승까지 더해 통산 59승을 거둔 한국 남자 골프의 살아 있는 역사다. 한창땐 7번 아이언 하나만 들고 수원CC에서 이븐파를 쳤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그는 1987년 신한동해오픈 챔피언이다. 코리안투어 나들이는 2018년 KPGA선수권대회 이후 3년 만이다. 1라운드에서 최윤수는 버디 1개, 보기 9개로 8오버파 79타를 쳤다. 경기 전 목표였던 90타보다 11타나 적게 쳤다.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참가한 송민혁은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날 라운드에서 송민혁은 최윤수에게 경기 중 긴장감을 극복하는 비결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전설’의 답은 “상대 경기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먼저 목표 스코어를 정하고 거기에 집중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또 “18홀 전체에서 잘 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작 3개 홀과 마지막 3개 홀에서 스코어를 줄이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도 더했다. 송민혁은 “프로님께 얻은 조언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18번홀 그린을 빠져나가면서 최윤수는 손자뻘 송민혁의 등을 두드려줬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50년 넘는 나이 차의 선수가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종목은 골프가 유일할 것”이라며 “‘전통을 잇고, 미래를 열다’라는 대회 슬로건처럼 국내 최고 명문 골프대회의 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이태훈(30·캐나다)이 7언더파 64타로 변진재와 함께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태훈은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절정의 샷감을 보였다. 보기는 1개로 막았다.

그는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4년 전 바로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코리안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우승 없이 보냈지만 올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4월 군산CC오픈에서 우승 경쟁 끝에 4위를 기록했고,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준우승을 거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