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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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이 1000건 중 4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별로는 얀센이 1000건 중 6건으로 가장 높았다. 1차 접종만 하는 얀센을 제외하고 2차 접종까지 해야 하는 백신 중에서는 모더나 2차 접종 때의 이상반응 신고율이 1000건 중 13건으로 가장 높았다. 1차 접종 기준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AZ) 신고율이 1000건 중 7건으로 가장 높았다.

이상반응 신고율은 의료기관을 통해 신고된 정보를 기반으로 집계한 자료로, 백신과 이상반응 간 직접적인 인과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이상반응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에, 국민들이 백신 접종 후 느끼는 불안감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전체 이상반응 신고율 1000명 중 4명꼴
1차 접종 후 0.5%, 2차 접종 후 0.3%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백신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 건수).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백신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 건수). /표=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13일 한경닷컴이 질병관리청의 주간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 이후 가장 최신 통계치인 9월 4일까지 전체 이상반응 신고율은 0.4%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 1000건 당 4건이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셈이다.

이상반응은 크게 '일반 이상반응'과 '중대 이상반응'으로 구분된다. 일반 이상반응은 발열·두통·오한·통증·근육통 등이 포함된다. 중대 이상반응은 사망, 아나필락시스 의심, 주요 이상반응(중환자실 입원·생명위중·영구장애·후유증 등)으로 나뉜다.

1차 접종 후와 2차 접종 후의 신고율은 각각 0.5%, 0.3%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신고율은 2차 보다는 1차 접종 후가 2배 가량 높았다.

전체 신고율 얀센·모더나·AZ·화이자 순
모더나 2차 신고율 1.3%로 최고치
사망 신고율 AZ·화이자 2차가 가장 높아

전체 중대 이상반응 신고율은 0.02%였다. 이중 주요 이상반응은 0.01%, 아나필락시스 의심 0.002%, 사망은 0.001%이었다.

백신별 전체 신고율을 살펴보면, 얀센 0.62%, 모더나0.6%, AZ 0.47%, 화이자 0.3% 순으로 높았다.

1차 접종으로 완료되는 얀센을 제외하고 2차 접종을 해야하는 AZ, 모더나, 화이자 등은 1차와 2차 때의 신고율이 달랐다. 1차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이 2차 때 보다 높은 백신은 AZ뿐이었다. AZ는 1차 접종 때 신고율이 0.7%로 2차 접종 때 신고율 0.1%보다 높았다.

반면, 모더나와 화이자는 1차와 2차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율이 더 높았다. 모더나는 1차 때 신고율이 0.6%였지만 2차는 1.3%에 달했다. 화이자는 1차 때 신고율 0.3%, 2차 때 신고율 0.4%였다.

모더나 2차 접종자의 신고율은 1.3%로 모든 구분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수치다. 1000명 중 13명 꼴로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느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것이다. 다만 모더나 2차 접종의 중대 이상반응 신고율은 0.009%로 2번째로 낮았다. 신고가 일반 이상반응에 집중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로서 2차 모더나 백신 접종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성별·연령대별로 무작위 추출한 조사는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이 통계만 보고 모더나가 부작용에 더 취약하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RNA 백신 중에서도 모더나는 투여량이 100ug/0.5ml로 화이자 보다 높고 항체 유지 기간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효과가 다소 높을 수 있는 만큼 부작용 또한 다소 많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추론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도 모더나의 백신 투여량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대 이상반응 신고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AZ 1차로 0.03%였다. 사망 신고율은 AZ 1차와 화이자 2차가 각각 0.002%로 가장 높았다. 얀센(0.004%)은 아나필락시스 의심이, AZ 1차(0.03%)는 주요 이상반응이 가장 높았다.

"이상 반응 엄밀히 심사 후 보상해야"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해지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높아져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일 발표한 8월 코로나19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 중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 비율은 14.5%로 전달 보다 6.6%포인트 상승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문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이 최선의 선택할 수 있게 돕는 게 제일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접종의 비용과 편익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이상반응을 엄밀히 심사한 후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개인 차원에서는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의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해주고 스스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