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전형은 대학마다 논술 출제 경향이 달라 학교별 맞춤 준비가 중요하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 이전에 논술을 치르는 대학은 논술 준비 기간이 짧고, 수능학습과 병행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더 효율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는 연세대, 홍익대, 서울시립대(자연), 성신여대, 경기대(인문) 등 5개 대학이 수능 전 논술을 치른다. 수능 전 논술 시행 대학의 기출 및 올해 모의논술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대비법을 소개한다.

연세대 인문계는 영어제시문과 수학문제도 출제, 자연계는 ‘수학+과학(택1)’

연세대 인문계열은 제시문 간 상관관계를 논리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주어진 논제를 논증하는 인문사회통합형을 기본으로 통계자료 해석 및 수학 문항이 함께 출제돼 난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인문 논술에 영어 제시문이 꾸준하게 등장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기출 기준으로 문제 1은 두 개의 논제로 구성됐는데, 두 논제 모두 각 제시문의 주장과 관점을 비교 분석한 뒤 주어진 조건에 따라 주장과 관점을 비판 또는 평가하는 논증형 문제였다. 문제 2는 주어진 통계자료 및 그래프와 함수식을 활용해 제시문의 주장을 비판하고 특정 함수값을 도출하는 수리 논술 문제였다.

자연계열은 수학을 기본으로 과학논술도 치른다. 과학은 모집단위별로 지정된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치른다. 100점 만점 중 수학이 60점, 과학이 40점이다. 수능 전 논술 시행 대학 중 연세대만 과학을 추가로 치르고, 홍익대와 서울시립대(자연), 성신여대는 수학만 출제한다.

연세대 수학논술 출제 범위는 고교 교육과정 전 범위에 해당한다. 논술 시행 대학 중 난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난이도와 출제 유형에 큰 변화가 없어 기출 및 모의논술을 통해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학논술은 계산이 다소 복잡하고,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추론하는 문제가 출제되므로 계산과 추론 두 부분을 모두 공부해야 한다.

홍익대, 자연계는 문항별 소논제 최대 5개까지 출제

홍익대 인문계열은 인문사회통합형 기본에 충실한 편이다. 800자 내외 2개 문항이 출제되는데, 지난해 기출의 경우 제시문의 주장과 관점을 비교 분석한 뒤 주어진 논제를 논증하는 전통적인 인문사회통합형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 1은 인문 관련 지문이, 문항 2는 사회과학 분야 지문이 주로 다뤄진다. 교과서 수록 지문 활용도가 높다는 것도 특징이다. 평소 국어 및 사회과목 교과서 속 지문을 깊이 있게 독해하는 훈련이 중요하다. 자연계열은 수학만 출제되며 문항당 소논제가 최대 5개까지 출제된다. 지난해 문항 1은 소논제 5개로 구성됐다. 문항 2와 문항 3은 통상 3개의 논제가 나온다. 이렇게 문항당 소논제 수가 많은 경우엔 앞선 소논제의 풀이과정 및 결론이 다음 소논제의 풀이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있다. 정확하게 답을 맞히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풀이과정을 서술해 부분 점수를 얻고, 다음 소논제 풀이에 응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서울시립대, 기하 제외 고교 수학 전 범위에서 수리논술 실시

서울시립대는 올해부터 자연계만 논술을 치른다. 수학만 출제한다. 총 4개 문항으로 구성되는데, 문항당 배점은 출제 순서대로 85, 95, 105, 115점으로 뒤로 갈수록 배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고교 수학 과목 중 기하를 제외한 수학,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에서 고르게 출제한다. 지난해 자연Ⅰ 모집단위(컴퓨터과학부 등)에서 문항 1은 확률과 통계, 문항 2는 미적분, 문항 3은 수학Ⅱ와 미적분, 문항 4는 수학Ⅰ 과목에서 출제했다.

성신여대, 인문계 도표·통계자료 제시문 출제

성신여대 인문계열은 인문사회통합형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제시문으로 도표 및 통계자료가 자주 출제되기 때문에 도표, 그래프, 통계 등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1개 문항에 2개 논제(각 800~1000자 내외)로 구성되는 출제패턴이 유지되고 있다.

자연계는 수리논술만 치른다. 기하를 제외한 수학,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 미적분이 출제 범위다. 문항당 소논제 3개, 총 4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문항 배점은 25점으로 동일하다. 논제 수는 총 12개에 이르는 데 반해 시험 시간은 100분으로 짧은 편이다. 수능 전 자연계 논술 시행 대학 네 곳 중 시험시간이 가장 짧다. 풀이과정을 정확하게 서술하면서 시간 안배에도 신경써야 한다.

경기대, 사회정책 의의 논술하는 문항도 출제

경기대 인문계 및 예체능(미디어영상학과) 학과만 논술을 치른다. 2개 문항(각 소논제 1개)으로 구성되며 문항당 답안은 750자 내외로 수능 전 논술 시행 대학 중 답안 길이가 가장 짧다. 문항 1은 제시문 간 주장과 관점의 비교 분석과 논증 등 언어영역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문항 2는 제시문을 활용한 사회정책의 의의 평가 등 사회영역에 대한 평가를 중점에 두는 편이다. 올해 모의논술에서 문항 2의 경우 제시문을 활용해 기본소득제도의 의의를 논술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평소 다양한 사회 이슈에 대해 관심을 두고 배경지식을 습득해 두면 도움이 된다.

최근 3개년 기출·모의논술 학습 중요 … 첨삭훈련 병행해야

논술은 대학별로 출제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모의논술 및 기출문제에 맞춰 학습하는 것이 정답이다. 최소 3개년 이상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 유형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 대학이 매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는 기출문제와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논술가이드북’을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된다. 해당 자료에는 모의논술 및 기출문제의 문항별 출제 범위, 출제 의도, 문항 해설, 예시 답안, 채점기준표 등이 담긴다. 논술시험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는 셈이다.

기출문제를 풀어볼 때는 실제 시험처럼 시간도 동일하게 맞춰 논술을 치러보고 대학이 공개한 채점 가이드를 참고해 본인 답안의 문제점을 수정해가는 식으로 훈련을 거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수능 전 논술전형은 준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어야 한다. 수능학습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매주 한두 차례 실전 모의논술을 치러보는 게 좋다. 시간 여유가 있는 추석 연휴 기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첨삭은 필수다. 글의 구성뿐 아니라 문장 단위까지 정교함을 갖추려면 첨삭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계속 메워가야 한다. 첨삭 후 답안을 수정해가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함으로써 목표 대학의 논술 출제경향에 익숙해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
또한 수능학습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수능 전 논술 시행 대학 중 홍익대, 성신여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홍익대 인문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1) 중 3개 등급합 7을, 자연은 국·수·영·과(1) 중 3개 등급합 8을 요구한다. 성신여대 인문은 국·수·영·탐(1) 중 2개 등급합 6을, 자연은 7을 충족해야 한다. 수능 후 논술 시행 대학 중에도 상당수가 수능 최저를 적용하기 때문에 수능학습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권한다.

연세대, 서울시립대는 수능 최저를 요구하지는 않지만 논술 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학교기 때문에 논술 실력 자체가 상당히 뛰어나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