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사실이면 사퇴할 건가" 사퇴론 거론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 면접 '국민의힘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을 진행했다. 면접관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이 맡았다. 이날 면접에서도 윤 후보를 향해서는 '고발 사주 의혹' 질문이 가장 먼저 제기됐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를 향해 최근 세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과 판결문을 넘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 휴대전화가 대검에 제출된 상태인데 이것은 증거가 왜곡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윤 후보는 김 의원과 손 검사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무조건 여당의 공작정치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정치 공세로 몰아서 빠져나가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게 보도를 누가 처음에 보내줬을 때 제가 고발 사주(使嗾)를 했다는 내용을 보고 처음에는 기업의 '사주(社主)'를 말하는 줄 알았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도 꽤 큰 정당이었다.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게 사주인데, 벌써 사주라는 단어 자체가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고 답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손 검사와 김 의원 사이에 뭐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재차 묻자, 윤 후보는 "(김 의원과 손 검사가) 동기니까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언론에서 본 고발장의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검사가 썼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 언론에서 '손준성 보냄'이라고 하는 그 자체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고들 한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포렌식을 해서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초안을 준 것이 확인된다면 당시 총장으로서 관리책임이 있는데, 사과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이미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나왔지만, 명확하게 확인이 된다고 하면 제가 당시에 손 검사가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 또는 검사라고 하더라도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이니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해보라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사퇴론'까지 거론했다. 진 전 교수는 "만약에 윤석열 후보가 지시한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면 사퇴할 거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제가 (지시를) 안 했는데, 그 상황을 가정해서 답변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검찰이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두고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박 교수는 "검찰이 배우자와 관련해서 수사하고 있는데, 이걸 적법한 수사라고 보는가. 아니면 '찍어내기' 또는 '죽이기' 이렇게 보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후자(찍어내기)로 본다. 제가 수사를 수십 년 했지만 이 정도 사안을 가지고 1년 6개월씩 특수부를 동원해서 한 적은 없다. 소위 사건에는 견적이라는 게 있다. 보통 기간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기관장을 할 때도 메이저나 인터넷 매체나 공평하게 다뤘다. 제가 말씀 드린 것은 제발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를 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배우자를 최초로 인터뷰한 곳이 뉴스버스인데, 그때는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고발 사주 이런 얘기가 나오니 메이저 언론을 말하는 것 보면 앞뒤가 안맞는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배우자 본인도 전화가 갑자기 와서 답답해서 실수로 말한 것이다. '왜 전화 받아서 쓸데없는 얘기를 했냐'는 얘기도 저희끼리 많이 했다. 제 처가 거기(뉴스버스)에 답변을 한 것은 사실 실수다"라고 대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