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10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이천=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장하나가 10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GC에서 열린 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이천=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장하나(29)가 9년 만에 왕좌 탈환 기회를 스스로 마련했다. 10일 경기 블랙스톤 이천GC(파72·668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다. 그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엮어 3언더파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6언더파로 동타를 기록한 이예원(18)과 1위 자리를 나눠 가졌다.

장하나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하게 2012년 열린 이 대회에서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을 메이저 트로피로 장식했다. 그는 이후 KLPGA투어에서만 13승을 더 쌓으며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번 대회에서 KLPGA투어 통산 15승에 도전한다.

대회 주최 측은 메이저대회다운 코스 세팅을 위해 공이 잠길 정도로 러프를 기르고 선수들을 맞이했다. 2017년부터 블랙스톤 이천GC로 장소를 옮겨 열리고 있는 이 대회 최다타 우승 스코어는 지난해 김효주(26)가 기록한 279타인데 올해는 280타대 우승자가 나올 기세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올해는 대회 초반부터 핀 포지션을 어렵게 해 선수들이 1라운드에서도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하도록 했다”며 “러프에 빠지면 0.3~0.4타 정도 손해 보도록 코스를 세팅했다”고 설명했다.

커트 통과 기준이 8오버파였을 정도로 어려운 코스에서 장하나는 노련함을 앞세워 영리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2번홀(파4)에서 2온 뒤 첫 버디를 잡은 그는 3번홀(파3)에서 쇼트 게임 실수로 1타를 잃었다. 하지만 4번홀(파4)과 6번홀(파4), 8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 3개를 추가하며 타수를 벌렸다. 모두 페어웨이에 공을 올려 러프 함정을 피해갔고 자신의 주특기인 아이언 샷으로 홀 옆에 공을 붙여 버디를 움켜쥐었다.

9번홀(파4)과 10번홀(파4)에서 퍼팅 난조로 연속 보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홀에서 버디 2개를 잡아 만회했고 공동 선두 자리를 수성했다.

이예원이 장하나와 함께 깜짝 선두로 나섰다. 이예원은 올해 드림(2부)투어에서 주로 뛰고 있는 선수. 주최 측의 추천 선수로 합류했다가 우승 기회까지 잡았다. 그는 이날 대부분의 선수가 타수를 잃는 상황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보탰다.

‘4퍼팅’을 하는 등 극심한 퍼팅 난조 속에서 부진했던 ‘골프 여제’ 박인비(33)는 2라운드에서 부활하며 세계 톱랭커의 위용을 뽐냈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1오버파 공동 18위로 올라섰다. 다만 12번홀(파4)에서 ‘3퍼팅’을 범해 아직 그린 위에서 적응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박인비와 함께 국내 나들이에 나선 전인지(27)도 타수를 줄이고 본선에 합류했다. 1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던 전인지는 이날 5번홀(파5) 버디를 앞세워 1타를 줄였고 중간합계 이븐파 공동 11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