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이 재택근무 계획을 내년 1월까지로 연장했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조치다. 재택근무 확산이 미국 고용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로 혜택을 볼 만한 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에서는 퇴직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재택근무를 하지 않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자와 근로자 간의 인식 차이는 커지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71%가 사무실로의 완전한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근로자의 31%는 고용주가 이를 강제하면 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재택근무가 코로나19 기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 테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늘어나는 재택근무 수요에 발맞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뉴욕 본사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최소 5%, 최대 25%까지 임금을 삭감해 배분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은 재택근무 옵션을 선택하면 성과급과 임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줄어든 출장 비용을 가상회의와 재택근무 시스템 도입에 투자할 것”이라며 “원격·가상회의, 키오스크·자동화, 인공지능(AI), 보안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재택근무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디렉시온 워크 프롬 홈(WFH)’ ‘아이셰어즈 버추얼 워크 앤드 라이프 멀티섹터(IWFH)’ ‘앰레스 앳홈(LIV)’ 등이 대표적이다. WFH의 3개월 수익률은 13.58%다. 사이버보안 솔루션 개발업체 포티넷, 글로벌 협업 솔루션 업체 아틀라시안, 클라우드 정보 보안 기업 지스케일러,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뉴타닉스 등을 담고 있다.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META)’도 재택근무 수혜 ETF로 분류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