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졌다./사진=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6일(현지시간) 여성 인권 보장과 새 정부 구성에 여성 참여를 촉구하는 여성 시위가 벌어졌다./사진=트위터 캡처
유엔(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탈레반이 아프간 시위대에 실탄과 채찍, 곤봉 등으로 폭력적인 대응에 나서 최소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권 사무소는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집권한 지난달 중순 이후 시위 진압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라비나 샴다사니 대변인은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는 탈레반의 대응이 가혹해지는 것을 목도했다"면서 "총격으로 인해 시위대 중 최소 4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 사망이 "발포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시위 참가자를 상대로 자택 수색을 했다는 보고도 받았다"면서 "시위를 취재했던 기자들도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자는 머리를 걷어차일 때 '당신이 참수당하지 않은 것은 행운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단순히 자신의 일을 하려는 기자들에 대한 협박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아프간 여성들이 시위를 주도하며 탈레반 정권에 저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의 시위가 여러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아프간 하아마통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전날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

아프간 여성들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아프간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이후 대부분 집 안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들의 가두시위가 진행됐다.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열린 여성들의 공개 시위였다. 당시 모인 여성 50여 명은 탈레반이 준비 중인 새 정부에 여성을 참여시키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여성 없이는 어떤 정부도 존속할 수 없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