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한샘 공동인수에 나서며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빅3’가 리빙 시장에서도 맞붙게 됐다. 리빙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하며 유통의 핵심 콘텐츠로 떠오른 분야다. 다양한 유통 채널과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3사가 직접 진출한 만큼 다양한 협업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들어 리빙을 강화하며 한샘의 대규모 매장을 잇따라 열고 있다. 1050평 규모의 울산점 매장, 2개 층에 자리한 메종 동부산 매장이 대표적이다. 모델하우스와 가상현실(VR)체험존 등이 마련된 체험형 매장이다. 롯데쇼핑은 체험형 매장을 연내 13개까지 만들 계획이었으나 한샘을 인수한 만큼 계획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 외 건설은 물론 인테리어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예로 롯데케미칼은 터키 벨렌코 공장에서 인테리어에 쓰이는 인조대리석 소재 ‘엔지니어드 스톤’을 생산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가구 자체 생산보다는 디자인 및 판매에 특화돼 있는데, 롯데 계열사와의 협력으로 제조 부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가구 소재 생산부터 가구 제조, 판매까지 전 과정을 계열사를 통해 구축했다. 2012년 가구업체 현대리바트에 이어 2018년 건자재 계열사 현대L&C를 인수하면서다. 현대L&C가 엔지니어드 스톤 등 가구 소재들을 생산해 현대리바트에 납품하고, 이를 사용해 만든 가구를 판매하는 현대리바트 매장이 현대백화점과 아울렛 점포에서 운영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연초 제시한 ‘비전 2030’에서 리빙 매출 목표치는 약 5조원으로 유통(29조원)에 이은 그룹의 두 번째 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L&C의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473억원을 투자하는 등 리바트와 L&C의 시너지 창출에 힘쓰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의 리바트 매장도 2019년 말 5개에서 현재 14개로 늘렸으며 연내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가구 업체 까사미아는 해외 고가 가구 판매를 늘리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패션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해외 고급 브랜드를 강화하는 신세계와 발맞춘 행보다. 신세계백화점 점포 10곳과 쓱닷컴에 입점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리빙 시장이 급부상하며 지난해 까사미아 매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