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꽃세례’ 받는 장하나 > 장하나가 1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꽃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 ‘우승 꽃세례’ 받는 장하나 > 장하나가 1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로부터 ‘꽃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멀리 똑바로, 정확히 치는 골프에 당할 자가 없었다. 장하나(29)가 홀로 두 자릿수 언더파를 적어내는 ‘원맨쇼’를 앞세워 자신의 15번째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1위를 유지하며 우승하는 것)’로 장식했다.

장하나는 12일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친 그는 2위 박현경(3언더파)을 7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이로써 장하나는 2012년 이후 9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탈환했다. 지난 6월 롯데오픈에 이어 석 달 만에 시즌 2승이자 개인 통산 15승째. 그가 들어올린 네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다. 우승상금 2억1600만원을 보탠 장하나는 올 시즌 상금 7억5238만원을 기록, 박민지(23)에 이어 두 번째로 7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또 통산 상금에서도 역대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55억원을 돌파했다.

2017년 블랙스톤 이천GC로 대회장을 옮겨온 KB금융 챔피언십은 매해 난도를 높여왔다. 2018년 우승자 이정은(25)과 2019년 우승자 임희정(21)이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 우승자 김효주(26)는 9언더파 279타를 치고도 여유롭게 우승했다. 당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26)의 스코어는 1언더파 287타에 불과했다.

예상대로 선수들은 고전했으나 장하나는 달랐다. 1~3라운드에서 각각 69타를 적어내 사흘 합계 9언더파로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린 뒤 단독선두 자리에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장하나는 1~3라운드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꾸준히 250야드를 넘긴 뒤 81.5%(44/54)에 달하는 그린적중률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넉넉한 리드를 안고 시작한 장하나는 1번홀(파5)에서 보기로 출발했다. 6번홀(파4) 버디를 앞세운 최혜진(22)이 3타 차까지 압박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장하나는 186야드 길이의 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옆 1m에 붙인 뒤 첫 버디를 신고했다. 11번홀(파4)에서도 아이언샷으로 홀 옆에 붙인 약 1m 버디 퍼트를 밀어 넣고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섰던 김효주는 이날 초반 무너지며 4타를 잃은 뒤 경기를 끝냈다. 최종합계 이븐파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7승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최종합계 1언더파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박민지를 포함해 장하나와 박현경, 이정민(2언더파·29), 최혜진(1언더파) 등 5명에 불과했다.

국내 나들이에 나선 전인지(27)는 최종합계 4오버파 공동 10위로 ‘톱10’에 들었다. ‘골프 여제’ 박인비(33)는 10오버파 공동 32위에 자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