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싱스 폐 건강 측정기, 날숨 한번에 폐 나이 간편 측정 '불로'
사람의 호흡에는 폐활량 및 폐 근력 등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의료 현장에서 호흡을 측정한 데이터를 호흡기 질환을 진단하는 데 활용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스핀오프 기업 브레싱스의 ‘불로’(사진)는 가정에서도 누구나 쉽게 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불로는 개인 건강 관리를 돕는 비의료기기 제품이다. 기기에 입을 대고 숨을 불어넣으면 순간적으로 호흡의 양과 압력 등을 측정한다. 사용자는 폐 나이, 폐활량, 폐 근력 및 지구력 등 다양한 측정값을 스마트폰 모바일 앱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사용자와 비슷한 나이 및 키·몸무게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얻은 빅데이터와 측정값을 비교해 폐 건강 상태를 유추하는 방식이다.

이 제품은 미국흉부학회와 유럽호흡기학회에서 진행한 테스트 결과 호흡 측정 정확도가 97%를 웃돌았다. 무게(66g)가 가볍고 입에 닿는 부분만 기기에서 떼 세척할 수 있어 관리가 편리하다. 입이 닿는 부분은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기 한 대로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다. 1회 완충으로 2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저전력 설계를 적용했다. 측정값을 기반으로 사용자별 맞춤형 호흡운동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도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점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4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목표 금액 대비 24배 많은 12만4000달러(약 1억4000만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판매는 지난 4월 시작했다. 롯데하이마트몰, 삼성닷컴, 삼성임직원몰 등에 제품 입점이 확정됐다.

이인표 대표
이인표 대표
브레싱스를 이끄는 이인표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알고리즘 기술 등을 개발한 알고리즘 전문가다. 삼성그룹 내 해커톤에서 삼성서울병원의 한 의사가 제시한 호흡 재활치료 아이디어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을 접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사내 검토를 거쳐 2018년 10월 스핀오프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어머니께서 10년가량 폐암을 앓다가 돌아가신 게 스마트 폐 건강 측정기 사업에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브레싱스는 올해 미국 유럽 일본에서도 불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폐는 절반 이상이 망가지고 나서야 이상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침묵의 장기”라며 “불로에서 제공하는 호흡 트레이닝 솔루션을 통해 평상시에도 폐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