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 표본은 아니어도 엄마로서 이해…연기 너무 재밌어"
'펜트하우스' 유진 "오윤희 죽음 아쉽지만 헛되진 않아"
"살다가 처음 먹어보는, 굉장히 맛있는 맛이었어요.

오래 기억에 남고 또 먹고 싶을 거예요.

"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장장 11개월간 상류사회 입성을 향해 질주하는 여자 오윤희로 살았던 배우 유진(본명 김유진·40)이 SBS TV 드라마 '펜트하우스' 종영 후 후련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유진은 "오윤희는 나한테도 애증의 존재로 남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인생을 산 캐릭터였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였고, 파고드느라 힘들었지만 만나서 참 좋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윤희는 세 시즌 안에서 가장 크게 변했고, 굴곡도 심했다.

딸 배로나(김현수 분)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오윤희는 결국 죽음으로 장렬하게 퇴장했다.

물론 죽었다 살아나는 사람이 워낙 많았던 작품이었기에 마지막까지 그의 생존을 믿는 팬들도 많았다.

이에 유진은 "그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라 재밌다.

하윤철(윤종훈)이 최후의 순간 '사랑했다 윤희야'가 아니라 '사랑했다 (천)서진(김소연)아' 이랬으면 관에서 나왔을 것 같다"고 웃으며 "둘 다 죽은 새드 엔딩이 아쉽지만 저세상에서 둘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죽어서 아쉬운 면이 있죠. 천서진과 주단태(엄기준)가 처단되는 것도 못 봤고요.

하지만 삶이 그런 것 아닌가요? 생각보다 일찍 죽었는데 그래도 헛된 죽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죽고 나서는 시청자 입장으로 작품 보는 재미도 있었고요.

또 죽었어도 계속 회상 장면으로 나왔잖아요.

잘 죽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웃음)"
'펜트하우스' 유진 "오윤희 죽음 아쉽지만 헛되진 않아"
유진은 이어 "윤희는 감정 기복도 굉장히 심하고 시즌마다 확확 변해서 대본을 받으며 가장 먼저 놀랐고, 적응하기 위해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펜트하우스를 차지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윤희는 유진으로서 이해 안 가는 부분들도 많았어요.

특히 민설아(조수민)를 죽였다는 설정 자체가 설득되기 힘들었어요.

그래도 어린 시절 천서진과 대립했던 이야기부터 나왔으니 윤희가 살아왔던 삶을 많이 상상하며 연기했죠. 나중에는 '오윤희화'가 돼서 '오윤희라면 이럴 수 있을 거야'라고 설득이 되더라고요.

또 실제 딸이 있는 엄마로서 그 부분은 이해하기 쉬웠어요.

윤희가 좋은 모성애의 표본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래도 딸을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 하나는 이해할 수 있었죠."
'펜트하우스'는 시즌3 들어 다소 하향 곡선을 그리긴 했지만 시즌2에서 시청률이 30%에 근접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유진은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인기를 가장 실감한 순간은 어린 친구들이 '오윤희다'라고 알아볼 때였다.

초등학생까지 오윤희를 알아보니 신기했다"며 "오랜 공백 끝에 출연한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강렬한 작품을 통해 성취감을 느껴서 연기에 대한 재미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펜트하우스' 유진 "오윤희 죽음 아쉽지만 헛되진 않아"
'1세대 걸그룹' S.E.S 출신인 그는 연기자로 전향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진은 "남편(배우 기태영)을 통해 힘을 많이 받는다.

같이 모니터링 하면서 응원도 해주는 믿을만한 조언자"라며 "무엇보다 연기가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오윤희를 연기한 덕분에 앞으로 어떤 캐릭터라도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