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만 무성' 애플카에 또…LG 오르고 현대차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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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 외면과 핵심인력 이탈…애플카 개발 차질 우려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내 대기업들 주가가 출렁인다. 애플카와의 협력관계나 부품 공급이 예상되는 한국 기업들이다.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분야에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정보기술(IT) 빅테크 기업 애플이 내놓을 자율주행차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안을 중시해 출시 직전까지도 제품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 애플의 특성상 여전히 애플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다. 애플카 관련 '소문'에 한국 대기업 주가가 휘둘리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이유다. 이미 올해 초에는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가 무산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주가가 급등락을 겪은 바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LG전자는 직전거래일 대비 3.53%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만1000원(+6.71%)까지 치솟기도 했다. LG이노텍 주가 역시 3.84% 상승한 23만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LG그룹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애플과 완성차업체들 간 협상이 결렬돼 애플이 자체적으로 애플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의 여파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에 견적요청서(RFQ)를 발송했고 자동차 개발을 위한 연구소도 복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애플카 핵심 부품의 공급망이 점차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애플의 자동차 연구소 복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걸 의미하고 있어 2007년 처음 아이폰을 공개하기 전에 나타났던 일련의 상황과 유사한 행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 유력한 애플카 협력업체로 꼽혀왔다. LG이노텍의 경우 아이폰의 센서시프트, 라이다스캐너, 트리플 카메라 등을 공급 중이다. 이들 부품은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만약 애플이 완성차와의 협력을 배제한 상태에서 2024~2025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가정하면 제한적 시간 스케줄 속에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10일 현대차(-0.96%) 현대모비스(-3.25%) 기아(-4.07%)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그간 애플카 공동 개발 및 위탁 생산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자체 개발로 선회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앞서 올 초에도 애플카 관련 루머에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친 바 있다.
LG전자가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작년 12월23일 LG전자는 2008년 10월30일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외신들 중심으로 LG전자·마그나 합작사가 애플카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애플카 관련 루머로 인해 계열사 주가의 급등과 급락을 겪었다. 애플이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1월8일 전해지자, 당일 현대차(19.42%), 현대모비스(18.06%), 기아(8.41%)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기아 미국 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이 유력하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1월7일 6만3000원으로 마감했던 기아 주가는 2월5일에는 10만1500원까지 61.11% 치솟았다.
그러나 다음 거래일인 2월8일 개장 직후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가 각각 공시하자 이들 회사의 주가는 각각 6.21%, 8.65%, 14.98% 급락했다.
당시에는 비밀을 유지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에 대해 애플이 반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애플과 손을 잡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에는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서 애플카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흘러나왔다. 미국의 자동차업체 포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 총책임자였던 더그 필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분야에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정보기술(IT) 빅테크 기업 애플이 내놓을 자율주행차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안을 중시해 출시 직전까지도 제품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 애플의 특성상 여전히 애플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다. 애플카 관련 '소문'에 한국 대기업 주가가 휘둘리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이유다. 이미 올해 초에는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가 무산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주가가 급등락을 겪은 바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LG전자는 직전거래일 대비 3.53% 오른 14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5만1000원(+6.71%)까지 치솟기도 했다. LG이노텍 주가 역시 3.84% 상승한 23만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LG그룹 계열사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애플과 완성차업체들 간 협상이 결렬돼 애플이 자체적으로 애플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의 여파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에 견적요청서(RFQ)를 발송했고 자동차 개발을 위한 연구소도 복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애플카 핵심 부품의 공급망이 점차 윤곽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애플의 자동차 연구소 복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걸 의미하고 있어 2007년 처음 아이폰을 공개하기 전에 나타났던 일련의 상황과 유사한 행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설립, 유력한 애플카 협력업체로 꼽혀왔다. LG이노텍의 경우 아이폰의 센서시프트, 라이다스캐너, 트리플 카메라 등을 공급 중이다. 이들 부품은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만약 애플이 완성차와의 협력을 배제한 상태에서 2024~2025년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한다고 가정하면 제한적 시간 스케줄 속에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폰 부품 공급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부품을 LG 삼성 SK로부터 구매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10일 현대차(-0.96%) 현대모비스(-3.25%) 기아(-4.07%)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그간 애플카 공동 개발 및 위탁 생산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자체 개발로 선회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앞서 올 초에도 애플카 관련 루머에 현대차그룹과 LG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친 바 있다.
LG전자가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작년 12월23일 LG전자는 2008년 10월30일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었다. 외신들 중심으로 LG전자·마그나 합작사가 애플카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다.
현대차그룹은 애플카 관련 루머로 인해 계열사 주가의 급등과 급락을 겪었다. 애플이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1월8일 전해지자, 당일 현대차(19.42%), 현대모비스(18.06%), 기아(8.41%)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기아 미국 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이 유력하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1월7일 6만3000원으로 마감했던 기아 주가는 2월5일에는 10만1500원까지 61.11% 치솟았다.
그러나 다음 거래일인 2월8일 개장 직후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가 각각 공시하자 이들 회사의 주가는 각각 6.21%, 8.65%, 14.98% 급락했다.
당시에는 비밀을 유지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에 대해 애플이 반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추측이 나왔지만, 이후 완성차 업체들이 애플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애플과 손을 잡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에는 핵심 인력이 이탈하면서 애플카 개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흘러나왔다. 미국의 자동차업체 포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 총책임자였던 더그 필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