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규제' 중국리스크…한류모델 '화장품株'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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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中 규제로 주가 주춤
증권가 향후 전망 엇갈려…"우려 과도해"
증권가 향후 전망 엇갈려…"우려 과도해"
대표적 '한류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주들이 좀처럼 힘을 못내고 있다. 중국 현지 화장품 소매 판매 둔화 우려에다 최근 중국 정부의 '연예인 규제'도 한류 모델을 주로 기용하는 화장품 업종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가는 3분기 화장품주 실적 전망이 어둡다고 보면서도 장기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9%(2500원) 하락한 19만2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앞선 지난 8~9일 이틀간 약 15% 급락했다. 3분기 화장품주 실적 악화를 전망한 증권사 리포트들이 쏟아지면서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1월11일(19만6000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이후 주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만원을 밑돌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전 거래일 대비 0.72%(1만원) 내린 13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이달 초부터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 9일에는 종가 기준 130만원대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 주가가 종가 기준 140만원을 하회한 것 역시 작년 8월6일(138만5000원) 이후 13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769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3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1억원, 407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화장품주 부진의 원인을 중국에서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아시아 전역의 화장품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에서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지속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풀이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시장 내 글로벌 업체들의 브랜드 경쟁 강도가 심해진 탓에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을 지속 늘리고 있는데도 이전보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성장률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 중국 화장품 소비가 둔화할 전망이라 당분간 주가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도 영향을 줄 것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중국 당국의 연예인 관련 제재가 한류와 밀접한 화장품 업종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연예인 팬클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제재가 시작된 만큼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나 마케팅이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도까지 높이고 있어 오는 11월 현지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 참여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도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하락 우려와 중국의 연예·플랫폼 산업 규제 강화 등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클리오 등이 8일 큰 폭 하락했다"며 "3분기는 계절적으로도 비수기인 데다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장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불안정한 수급과 시장의 과한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핵심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소인 브랜드에는 불확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 부진 가능성은 각각 이니스프리 중국 매출 부진, 면세점 채널 저하 때문"이라며 "중국 화장품 소비가 이상 없고 '설화수'(아모레퍼시픽)와 '후'(LG생활건강)의 브랜드 파워에 문제 없다면 양사의 중장기 성장 여력과 펀더멘탈 또한 훼손이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면 저가·오프라인 방식을 벗어나 고가·온라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국내 화장품 업체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부침을 겪을 때 시세이도 등 일본의 여러 업체는 기술력을 앞세워 선방하지 않았느냐"며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가 진정됐을 때의 현지 보복소비 심리를 적극 활용하려면 과학·기술적으로 화장품 개발에 임해 제품을 고급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다만 증권가는 3분기 화장품주 실적 전망이 어둡다고 보면서도 장기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오전 10시4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9%(2500원) 하락한 19만20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앞선 지난 8~9일 이틀간 약 15% 급락했다. 3분기 화장품주 실적 악화를 전망한 증권사 리포트들이 쏟아지면서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2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1월11일(19만6000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이후 주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만원을 밑돌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전 거래일 대비 0.72%(1만원) 내린 13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이달 초부터 하락을 거듭했다. 지난 9일에는 종가 기준 130만원대로 떨어졌다. LG생활건강 주가가 종가 기준 140만원을 하회한 것 역시 작년 8월6일(138만5000원) 이후 13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영향이 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외국인은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769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3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1억원, 407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화장품주 부진의 원인을 중국에서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아시아 전역의 화장품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에서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지속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풀이했다.
정혜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시장 내 글로벌 업체들의 브랜드 경쟁 강도가 심해진 탓에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을 지속 늘리고 있는데도 이전보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 성장률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 중국 화장품 소비가 둔화할 전망이라 당분간 주가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리스크도 영향을 줄 것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중국 당국의 연예인 관련 제재가 한류와 밀접한 화장품 업종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연예인 팬클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제재가 시작된 만큼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광고나 마케팅이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도까지 높이고 있어 오는 11월 현지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 참여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도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하락 우려와 중국의 연예·플랫폼 산업 규제 강화 등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클리오 등이 8일 큰 폭 하락했다"며 "3분기는 계절적으로도 비수기인 데다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시장 우려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의 주가 하락은 불안정한 수급과 시장의 과한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핵심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소인 브랜드에는 불확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 부진 가능성은 각각 이니스프리 중국 매출 부진, 면세점 채널 저하 때문"이라며 "중국 화장품 소비가 이상 없고 '설화수'(아모레퍼시픽)와 '후'(LG생활건강)의 브랜드 파워에 문제 없다면 양사의 중장기 성장 여력과 펀더멘탈 또한 훼손이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면 저가·오프라인 방식을 벗어나 고가·온라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국내 화장품 업체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부침을 겪을 때 시세이도 등 일본의 여러 업체는 기술력을 앞세워 선방하지 않았느냐"며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19가 진정됐을 때의 현지 보복소비 심리를 적극 활용하려면 과학·기술적으로 화장품 개발에 임해 제품을 고급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