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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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동산 거래 플랫폼 기업인 질로우그룹(ZG) 주가가 올해 들어 반토막 났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기업의 성장성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질로우그룹은 0.85% 내린 92.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질로우그룹은 지난 2월 고점 대비 50% 넘게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7배 넘게 뛰었지만, 올 들어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질로우는 미국 내 가장 인기 있는 부동산 거래 플랫폼이다. 미국 전체 주택의 약 97%에 해당하는 1억3500만채의 주택정보를 갖고 있다. 한국의 직방, 다방 등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의 프롭테크와 차이점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아이바잉(Instant Buying) 등 다양한 서비스로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점이다. 아이바잉은 주택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높인 후 비싼 가격에 되파는 사업이다. 질로우그룹의 미국 아이바잉 시장 점유율은 2018년 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6%까지 급등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익원인 부동산 광고 사업의 가치만 주당 120달러 이상으로 판단한다”며 “신사업 부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기존 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적자에서 벗어난 이후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목표치(가이던스)가 제시됐다. 팩트셋에 따르면 질로우그룹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억5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질로우그룹의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미국의 주택 환경도 긍정적이다. 미국 집값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미국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8.6% 상승했다.

리솔츠자산운용의 조쉬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당신이 살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주택 환경 중 하나”라며 “신규 건설부터 기존 주택 매매, 계약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표가 질로우그룹에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급자 우위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신속하게 매물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질로우그룹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로우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억29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질로우그룹의 2022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2.5배 수준”이라며 “과거 3년 평균 PSR이 6배인 점을 고려하면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질로우그룹 투자 지표
질로우그룹 투자 지표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