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mRNA 백신 원액 생산 ‘시동’
인천 송도에 신규부지 매입, 연구·생산시설 구축 본격화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원액 위탁생산(CMO)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바이오의약품 원액을 주사용 유리용기(바이알)에 넣는 완제 생산 능력은 이미 갖춘 만큼, 내년 상반기에 원액 생산이 가능해지면 mRNA 백신과 의약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 제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CMO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지난 8월 3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최근 송도 바이오혁신클러스터 부지 1만279㎡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땅에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할 때 원료로 쓰이는 플라스미드DNA 관련 설비를 들여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만든 플라스미드DNA를 활용해 바로 옆에 있는 1~3공장에서 mRNA 백신과 의약품 원액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미국 모더나로부터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완제 생산을 수주했지만 아직 원액 생산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mRNA 백신 원액을 제조할 수 있는 곳은 스위스 론자 정도다. 원액 CMO의 수익성은 완제에 비해 2~3배 높다.

삼성은 최근 240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미래 준비’ 자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23년까지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 시했다.

이 회사가 지난 5월 미국 바이오벤처 모더나로부터 수주한 코로나19 백신 CMO는 ‘완제 공정(DP)’이었다. 생산된 백신 원액을 주사용 바이알에 넣고 유 통 가능한 형태로 포장하는 공정이다. 최근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부지에서 진행될 플라스미드 DNA 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 원액 생산에 첫발을 내디딘다는 의미를 갖는다. 원형으로 된 플라스미드 DNA는 미생물 세포 안에서 독자적으로 증식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이 바이러스가 가진 특유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주입해 복제하는 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기에서 생산한 플라스미드 DNA를 활용해 mRNA 백신을 내년부터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기존 1~3공장을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게 리모델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원액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건 단순히 코로나19 백신 때문만은 아니다. mRNA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와 암 백신 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관련 시장이 무한 확장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는 mRNA 백신·치료제 시장이 올해 94억 달러에서 2026년 154억 달러까지 연평균 1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코러스 “스푸트니크 백신 완제품 출하 준비 중”
러시아 국부펀드 CEO 방문 협의
한국코러스가 스푸트니크 백신 완제품 출하를 준비 중이다. 상업 물량 출하에 필요한 러시아 현지의 행정적 절차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러시아 국부펀드(RDIF)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난 9월 1일 회사에 따르면 생산된 완제품에 대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의 품질확인 진행 후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상업 물량 출고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코러스와 RDIF 관계자들은 키릴 드미트리예프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 일정도 논의 중이다.

한국코러스의 스푸트니크 백신 상업 물량 출고는 세계 위탁생산(CMO)업체 중 첫 사례다. 한국코러스는 지난 8월 중순부터 백신 원액(DS)의 1000L급 생산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주간 400만 도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생산되는 수량은 RDIF 기술진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율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량생산이 안정화되는 이달부터는 주간 600만 도스의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추가 설비가 도입되면 주간 1000만 도스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했다.


아이진, 코로나19 mRNA 백신 국내 임상 1·2a상 승인
임상 2단계로 나눠 진행, 9월 첫 번째 임상 환자 등록

아이진이 지난 8월 31일 mRNA 기반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이지 코비드(EG-COVID)’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 1·2a상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이지 코비드의 안전성 및 면역원성 평가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임상은 총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할 예정이다. 각각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와 다기관에서 진행된다.

이지 코비드는 mRNA 기반의 코로나19 예방백신으로, 지질나노입자(LNP) 대신 양이온성 리포좀을 전달체 시스템으로 적용했다. 이에 투여 후 과도한 전신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또 유럽발 변이인 ‘D614G’ 바이러스 기반 mRNA를 사용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원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진은 9월 중 첫 번째 단계의 임상 대상자를 등록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중 1차 중간결과를 확인해 이를 기반으로 연내 후속 임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상반기에 추진한 유상증자를 통해 임상 및 후속 연구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확보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을 이지 코비드 개발과 생산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비엠아이와 함께 후속 임상과 상업화를 위한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아이진 관계자는 “알파와 베타 변이 바이러스 외에도, 최근 우세종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전임상 역시 가능한 한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젤, GS가 1조7000억에 인수… 국내 제약·바이오 최대 ‘딜’
GS·CBC컨소시엄과 주식 양수도계약 체결

휴젤은 회사의 최대주주인 ‘Leguh Issuer Designated Activity Comp any’(이하 LIDAC)가 ‘Aphrodite Acquisition Holdings(AAH)’와 보유 주식 535만5651주(지분 42.895%) 및 전환사채를 양도하는 주 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8월 25일 밝혔다.

전환사채를 통해 전환 가능한 주식 80만1281주를 포함한 총 615만6932주(46.9%)에 대한 양수도 대금은 약 1조7239억 원이다. 휴젤에 따르면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 역대 최고 금액의 거래다.

AAH는 GS그룹과 국내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출자한 특수 목적법인(SPC)이다. 아시아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 CBC그룹, 중동 국부펀드 무바달라도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최대 출자자는 CBC그룹이다.

휴젤은 새로운 최대주주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및 비전, 운영 기반은 기존대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휴젤 관계자는 “국내 선도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해외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며 “다양한 바이오 사업을 전개 중인 GS그룹, 헬스케어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갖춘 IMM인베스트먼트, CBC그룹 및 무바달라와의 유기적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갈 것”이라고 말했다.

LIDAC는 2017년 약 9300억 원을 투자해 휴 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휴젤은 국내를 비롯해 28개국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4번째,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는 유럽에서, 내년엔 미국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편집=이도희 기자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9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