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티샷 후 언덕 아래로 전력질주 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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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스타챔피언십 첫날
티샷이 앞조 박현경 쪽에 떨어져
90도 사과 후 지쳐서 주저앉아
'金의 골프 에티켓' 화제 올라
티샷이 앞조 박현경 쪽에 떨어져
90도 사과 후 지쳐서 주저앉아
'金의 골프 에티켓' 화제 올라
김효주(26)의 ‘전력질주 사과’가 화제다. 김효주는 지난 9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낙구 지점에 있던 박현경(21)을 보지 못하고 티샷했다. 다행히 박현경이 공에 맞진 않았지만 김효주는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내려갔다. 이후 박현경과 캐디를 맡은 박현경의 아버지 박세수 프로에게 ‘90도 인사’를 수차례 했다. 그러고는 지친 나머지 땅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박현경은 “두세 발짝 뒤에 공이 떨어져 놀라긴 했지만 맞지 않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며 웃어 넘겼다.
김효주는 후배처럼 웃지 못했다. 그는 “티잉 에어리어에선 박현경 선수가 있던 위치가 안 보여 티샷을 했는데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성현 해설위원은 “당시 김효주 위치에선 박현경이 있는 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력질주 때문인지 ‘디펜딩 챔피언’인 그는 남은 라운드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이븐파로 대회를 마쳤다.
KLPGA투어 12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4승을 보유한 김효주는 1995년생으로 박현경보다 다섯 살 위다. 입회 연도로 치면 6년이나 먼저 프로 생활을 시작한 ‘대선배’다. 김효주가 봤을 땐 이날 타구는 까마득한 후배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일 정도로 큰 잘못이었다. 김효주의 행동은 매너와 에티켓이 골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스크린골프가 대중화하며 골프 입문 문턱이 낮아졌다. ‘코로나19 특수’가 겹치면서 가속도가 붙었고 골프 인구는 올해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접근이 쉬워진 만큼 골프 초보자인 ‘골린이’들도 필드로 쏟아지고 있다. 한 캐디는 “한 팀의 4명 모두 초보일 땐 잔뜩 긴장한다”고 했다. ‘머리를 올린다’고 할 정도로 엄중히 여겨지던 ‘생애 첫 라운드’를 앞두고 예전엔 안전과 규칙 준수, 에티켓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는데,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한 골퍼는 동반자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공을 쳤다가 지인을 실명시켰다. 경남의 한 골프장에선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피범벅이 된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는데, 그 손님은 18홀을 모두 마친 뒤 골프장을 떠나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골프 에티켓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골프존이 2009년부터 ‘골프존 에티켓 캠페인’을 매년 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싱글벙글 캠페인’ ‘골프24 캠페인’ 등을 신문과 영상 광고로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유튜브 에티켓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골프의 대중화가 이뤄지는 만큼 ‘골프 에티켓’의 대중화도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 김효주의 전력질주 사과는 이를 잘 보여준 사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김효주는 후배처럼 웃지 못했다. 그는 “티잉 에어리어에선 박현경 선수가 있던 위치가 안 보여 티샷을 했는데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성현 해설위원은 “당시 김효주 위치에선 박현경이 있는 자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력질주 때문인지 ‘디펜딩 챔피언’인 그는 남은 라운드에서 힘을 쓰지 못했고 이븐파로 대회를 마쳤다.
KLPGA투어 12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4승을 보유한 김효주는 1995년생으로 박현경보다 다섯 살 위다. 입회 연도로 치면 6년이나 먼저 프로 생활을 시작한 ‘대선배’다. 김효주가 봤을 땐 이날 타구는 까마득한 후배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일 정도로 큰 잘못이었다. 김효주의 행동은 매너와 에티켓이 골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스크린골프가 대중화하며 골프 입문 문턱이 낮아졌다. ‘코로나19 특수’가 겹치면서 가속도가 붙었고 골프 인구는 올해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어섰다. 접근이 쉬워진 만큼 골프 초보자인 ‘골린이’들도 필드로 쏟아지고 있다. 한 캐디는 “한 팀의 4명 모두 초보일 땐 잔뜩 긴장한다”고 했다. ‘머리를 올린다’고 할 정도로 엄중히 여겨지던 ‘생애 첫 라운드’를 앞두고 예전엔 안전과 규칙 준수, 에티켓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졌는데, 그렇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한 골퍼는 동반자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공을 쳤다가 지인을 실명시켰다. 경남의 한 골프장에선 캐디가 손님이 친 골프공에 맞아 피범벅이 된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는데, 그 손님은 18홀을 모두 마친 뒤 골프장을 떠나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
골프 에티켓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골프존이 2009년부터 ‘골프존 에티켓 캠페인’을 매년 여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싱글벙글 캠페인’ ‘골프24 캠페인’ 등을 신문과 영상 광고로 전개해왔다. 최근에는 유튜브 에티켓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골프의 대중화가 이뤄지는 만큼 ‘골프 에티켓’의 대중화도 병행돼야 하지 않을까. 김효주의 전력질주 사과는 이를 잘 보여준 사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