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출산율 제고, 포기해야 할 목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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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84명, 역대 최저인데
文정부 저출산정책 '삶의 질' 전환
출산율 높일 정책 발굴 노력 없어
'삶의 질 제고' 운운은 미사여구 불과
일하는 여성 결혼·육아 가능하도록
보육시스템 촘촘하게 구축해야
김현숙 <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文정부 저출산정책 '삶의 질' 전환
출산율 높일 정책 발굴 노력 없어
'삶의 질 제고' 운운은 미사여구 불과
일하는 여성 결혼·육아 가능하도록
보육시스템 촘촘하게 구축해야
김현숙 <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
문재인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정해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출산율 제고에서 모든 세대의 삶의 질 제고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가능 사회’ 구현을 위한 성평등, 삶의 질, 미래 준비를 새로운 정책 3대 방향으로 설정하고, 저출생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양성평등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회복된다는 것인지, 출산율 수치를 정책목표에서 제외하고 애써 외면하겠다는 뜻인지 모호하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2019년 대비 10%나 떨어져 감소 추세가 매우 가파르다.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가 된 지는 오래고, 2020년 기준 출산율이 낮은 국가로 분류되는 일본의 합계출산율 1.36명과 비교해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치로 내려앉았다.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정부는 보육 서비스 지원을 확대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출산장려금 지급을 늘려왔다. 보육 서비스에 대한 투자와 출산장려금이 사실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출산 장려의 핵심 정책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지방정부가 연간 투입하는 예산만 해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누리과정을 포함하면 10조원을 넘으며, 지자체는 출산 관련 예산의 절반을 웃도는 약 2100억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가파르게 감소하기 시작한 2016년을 전후로 보육 서비스 확대와 출산장려금 현금 지원의 효과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 정부 들어 출산율 제고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정책은 하나도 없고,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분야를 발굴하려는 노력도 없다. 여전히 혼인 관계에서의 출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혼인율 급락과 유배우 여성의 출산율이 동시에 감소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정부는 대책이 제로인 상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남녀 모두 ‘일 중심의 독립된 삶’을 가장 중요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원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자신의 삶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들어갈 때 생기는 새로운 경제적 제약을 부담스러워한다. 무자녀 청년 남녀 모두가 전 생애에 걸쳐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한 경우는 52.8%며, 특히 무자녀 청년 여성 중 단지 10.4%만이 출산과 가족 중심 삶을 원하고 있다. 반대로 결혼한 여성은 출산으로 노동시장에서 떠나는 비율이 높아 고용률은 자녀가 1명 있으면 7.2%, 2명 있으면 17.6% 감소한다. 일하는 여성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결혼한 여성은 노동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는 일·가정 양립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이 말했듯이 자녀를 가진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정책이 아니라 일하는 여성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둬야 한다. 일하고 있더라도 보육 시스템이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구축돼 출산과 육아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전환해야 한다. 출산율 하락이 연금, 국가부채, 미래 성장동력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정부의 삶의 질 제고 운운은 무책임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육아기 등에 사용 가능한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법으로야 근로시간을 주당 15~30시간으로 줄일 수 있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겨우 2만 명도 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간접노무비와 대체인력지원비를 제공하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은 기업의 대체인력 채용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 대체인력 공급 시스템 확보와 적정한 금전적 보상이 없으면 쉽지 않다.
육아휴직도 마찬가지다. 기업 애로를 해결하지 않고 일하는 여성의 아이를 키울 권리를 실현한다는 것은 일방적 선언에 불과하다. 육아기를 겪는 일하는 부모 누구나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의미있는 한 발짝을 내딛게 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2019년 대비 10%나 떨어져 감소 추세가 매우 가파르다.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가 된 지는 오래고, 2020년 기준 출산율이 낮은 국가로 분류되는 일본의 합계출산율 1.36명과 비교해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수치로 내려앉았다.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정부는 보육 서비스 지원을 확대했고,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출산장려금 지급을 늘려왔다. 보육 서비스에 대한 투자와 출산장려금이 사실상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출산 장려의 핵심 정책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지방정부가 연간 투입하는 예산만 해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누리과정을 포함하면 10조원을 넘으며, 지자체는 출산 관련 예산의 절반을 웃도는 약 2100억원을 출산장려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가파르게 감소하기 시작한 2016년을 전후로 보육 서비스 확대와 출산장려금 현금 지원의 효과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 정부 들어 출산율 제고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정책은 하나도 없고,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 분야를 발굴하려는 노력도 없다. 여전히 혼인 관계에서의 출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혼인율 급락과 유배우 여성의 출산율이 동시에 감소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정부는 대책이 제로인 상태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남녀 모두 ‘일 중심의 독립된 삶’을 가장 중요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원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자신의 삶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들어갈 때 생기는 새로운 경제적 제약을 부담스러워한다. 무자녀 청년 남녀 모두가 전 생애에 걸쳐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한 경우는 52.8%며, 특히 무자녀 청년 여성 중 단지 10.4%만이 출산과 가족 중심 삶을 원하고 있다. 반대로 결혼한 여성은 출산으로 노동시장에서 떠나는 비율이 높아 고용률은 자녀가 1명 있으면 7.2%, 2명 있으면 17.6% 감소한다. 일하는 여성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결혼한 여성은 노동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는 일·가정 양립이 여전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이 말했듯이 자녀를 가진 기혼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정책이 아니라 일하는 여성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둬야 한다. 일하고 있더라도 보육 시스템이 사각지대 없이 촘촘하게 구축돼 출산과 육아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전환해야 한다. 출산율 하락이 연금, 국가부채, 미래 성장동력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정부의 삶의 질 제고 운운은 무책임한 미사여구에 불과하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육아기 등에 사용 가능한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법으로야 근로시간을 주당 15~30시간으로 줄일 수 있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은 겨우 2만 명도 되지 않는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간접노무비와 대체인력지원비를 제공하는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은 기업의 대체인력 채용엔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대체인력을 구할 수 있는 대체인력 공급 시스템 확보와 적정한 금전적 보상이 없으면 쉽지 않다.
육아휴직도 마찬가지다. 기업 애로를 해결하지 않고 일하는 여성의 아이를 키울 권리를 실현한다는 것은 일방적 선언에 불과하다. 육아기를 겪는 일하는 부모 누구나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을 때,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의미있는 한 발짝을 내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