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 들어 26배 넘게 뛰었다. 뉴저지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AMC 극장 모습.  /뉴저지=조재길 특파원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 들어 26배 넘게 뛰었다. 뉴저지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AMC 극장 모습. /뉴저지=조재길 특파원
게임스톱 AMC 등 소위 밈 주식(유행 종목)의 주가가 13일(현지시간) 급등하고 있다. 일부 유행 종목의 주가만 크게 뛰면서 중소기업 주가를 지수화한 ‘러셀2000’ 지수가 왜곡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꼽히는 게임스톱 주가가 이날 장중 7%,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5% 넘게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게임스톱 주가는 또 다시 주당 2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흐름.
미국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흐름.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소기업 중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종목들로 구성된 ‘러셀2000 가치 지수’는 올 들어 21% 급등했다. 이 지수엔 게임스톱 AMC 등 종목이 포함됐다가, 지난 6월부터 게임스톱만 빠졌다. 가치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AMC는 여전히 ‘러셀2000 가치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AMC 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올 초 주당 2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현재 주가는 5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올해 상승률만 2500%를 넘고 있다. AMC의 러셀2000 가치 지수 내 비중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270억달러 규모다.

반면 성장성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된 ‘러셀2000 성장 지수’ 상승률은 올해 단 5%에 그치고 있다. 역시 작년 말부터 급등세를 탄 게임스톱 AMC 등 밈 주식이 포함되지 않은 게 주된 이유다. 대기업들로만 구성된 S&P500 성장 지수의 경우 러셀2000 성장 지수 상승률을 약 6%포인트 앞서고 있다.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올해 급등하면서 i셰어 상장지수펀드(ETF) 내 AMC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올해 급등하면서 i셰어 상장지수펀드(ETF) 내 AMC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러셀2000 가치 지수와 성장 지수 간 상승률 격차는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이라는 게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의 통계다.

투자회사 AJO비스타의 크리스 코빙턴 투자 책임자는 “AMC가 여전히 러셀2000의 가치주로 평가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