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업 10곳 중 7곳, ESG 관심 낮고 계획수립의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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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호한 개념, 비용 부담, 상이한 평가기준 등 추진에 현실적 애로 많아
지역 내 상장사의 41.8%는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 부산기업의 ESG 경영관심도, 부산상의 분석자료.
부산기업 10곳 중 7곳 정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관심 자체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모호한 개념과 비용부담 등으로 지역 기업이 적용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부산지역의 상장사와 매출액 1000억 이상 주요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한 ‘부산기업 ESG 경영 현황 및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발표했다.
재무적 성과만으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접목해 기업 가치와 투자를 결정하는 트랜드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상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ESG 경영’ 수립 계획에 대해 조사기업 65%가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3%였고, 이미 수립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ESG 경영에 대한 지역기업의 현실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상의는 분석했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중소기업에는 시기상조’라고 응답한 기업이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강제성이 없고 현재로서는 큰 불이익이 없다’가 27.1%, ‘투자대비 수익이 명확치 않다’가 23.5%였고, 일시적인 경영 트랜드로 그칠 것으로 보는 기업도 17.6%나 됐다.
조사 대상 기업이 대체로 지역 상장사나 매출 규모가 1000억 이상인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낮은 것은 아직까지는 이들 기업 대다수가 ESG 경영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공시의무와 관계없이 원청업체로부터 ESG에 대한 도입 요구가 강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ESG 평가 등급을 받은 기업 40개사 중 B+ 이상 양호 등급을 받은 기업은 BNK금융지주, 화승코퍼레이션, 화승엔터프라이즈, 동일고무벨트, SNT모티브, 세방, 인터지스 등 7곳 이었다. 이중 BNK금융지주만 최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나머지 33개사 중 13곳은 B등급이었고, 20개사는 C 이하의 취약등급을 받았다. 평가등급을 받은 40곳 중 절반인 20개사가 취약등급인 것이다.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이런 미진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장사들은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았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상장사는 41.8%가 ESG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비상장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26.3%에 그쳤다. 상장사의 관심이 높은 것은 ESG와 같은 각종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경영공시 의무가 최근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의 37.1%는 ESG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었다. 25.7%는 필요시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조직이 없는 곳도 37.1%에 이르렀다.
지역 기업은 ESG 중에서도 환경부문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조사기업의 71%가 환경을 관심 분야로 꼽았다. 사회부문은 27%, 지배구조부문은 2%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력 수출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이 ESG 경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조사 기업의 87%가 지적한 ESG에 대한 정보부족과 비용부담이었다. 그 외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지표’(9%), ‘원청기업으로 부터의 ESG도입 강요’(4%)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최근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투자의 척도로 활용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에 대한 ESG 컨설팅 지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지역 내 상장사의 41.8%는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 부산기업의 ESG 경영관심도, 부산상의 분석자료.
부산기업 10곳 중 7곳 정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관심 자체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모호한 개념과 비용부담 등으로 지역 기업이 적용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부산지역의 상장사와 매출액 1000억 이상 주요기업 200개사를 대상으로 한 ‘부산기업 ESG 경영 현황 및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발표했다.
재무적 성과만으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접목해 기업 가치와 투자를 결정하는 트랜드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상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ESG 경영’ 수립 계획에 대해 조사기업 65%가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23%였고, 이미 수립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ESG 경영에 대한 지역기업의 현실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상의는 분석했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 수립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중소기업에는 시기상조’라고 응답한 기업이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강제성이 없고 현재로서는 큰 불이익이 없다’가 27.1%, ‘투자대비 수익이 명확치 않다’가 23.5%였고, 일시적인 경영 트랜드로 그칠 것으로 보는 기업도 17.6%나 됐다.
조사 대상 기업이 대체로 지역 상장사나 매출 규모가 1000억 이상인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ESG 경영에 대한 전반적 인식이 낮은 것은 아직까지는 이들 기업 대다수가 ESG 경영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며,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공시의무와 관계없이 원청업체로부터 ESG에 대한 도입 요구가 강제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근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부산에서 ESG 평가 등급을 받은 기업 40개사 중 B+ 이상 양호 등급을 받은 기업은 BNK금융지주, 화승코퍼레이션, 화승엔터프라이즈, 동일고무벨트, SNT모티브, 세방, 인터지스 등 7곳 이었다. 이중 BNK금융지주만 최우수 등급인 A+를 받았다. 나머지 33개사 중 13곳은 B등급이었고, 20개사는 C 이하의 취약등급을 받았다. 평가등급을 받은 40곳 중 절반인 20개사가 취약등급인 것이다.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이런 미진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역 상장사들은 ESG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았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상장사는 41.8%가 ESG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한 반면, 비상장사는 이보다 훨씬 낮은 26.3%에 그쳤다. 상장사의 관심이 높은 것은 ESG와 같은 각종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경영공시 의무가 최근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SG 경영에 대한 전략을 마련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의 37.1%는 ESG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전담조직을 갖추고 있었다. 25.7%는 필요시 태스크포스 형태로 운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조직이 없는 곳도 37.1%에 이르렀다.
지역 기업은 ESG 중에서도 환경부문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조사기업의 71%가 환경을 관심 분야로 꼽았다. 사회부문은 27%, 지배구조부문은 2%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는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력 수출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지역 기업이 ESG 경영을 추진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조사 기업의 87%가 지적한 ESG에 대한 정보부족과 비용부담이었다. 그 외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지표’(9%), ‘원청기업으로 부터의 ESG도입 강요’(4%)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최근 블랙록,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투자의 척도로 활용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중소기업에 대한 ESG 컨설팅 지원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