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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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 선정 당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대장동 개발은 민간 개발 특혜 사업을 막고 무려 5503억원을 시민의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며 반발했다.

이 지사는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도가 지나쳐 있는 사실을 밝히겠다"면서 "억측, 의도적인 곡해, 왜곡 보도, 네거티브를 넘어선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분당과 판교 사이에 노른자 위 녹지로서 개발 압력이 컸던 대장동 일대를 원래 LH가 공영 개발을 확정해서 추진하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2009년 민간사업자들이 당시 새누리당 신영수 전 의원의 동생, LH 출신 인사들에게 수억원 씩 뇌물을 주며 공영 개발을 포기시키는 로비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도 그해 말 국감에서 LH 사장에게 공영 개발 포기를 압박했다"라며 "결국 LH가 공영 개발을 포기하면서 민간 개발업자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수천억원대 이권을 차지할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예상을 뒤집고 제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온갖 로비와 압력에 굴하지 않고 성남시 공영 개발로 바꿨다"라며 "뇌물을 준 사업자와 뇌물을 받은 신 모 의원의 동생 등 관련자 여러 명이 구속됐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논란이 된) 화천대유의 주주와 자회사는 투자금융기관들이 합의해 만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있지 않아 그들만 알 수 있는 내용이고 아무도 내용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남시와 민간투자자의 약정 내용은 성남시에 5503억원을 확정해서 보장하고 남는 것은 본인들이 취득한다는 것"이라며 "잔여 이익이 있을 시 민간 투자자 간 내부 이익 배분은 저희로서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라고 했다.

그는 "성남시가 마련한 공모기준에 부합한 민간 컨소시엄 중에서 가장 제시조건이 좋았던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뜰을 공동으로 설립했다"라며 "일각에서 마치 성남시가 수의계약으로 특정 사업자를 지정했다고 주장하나 공모와 경쟁입찰을 거쳐 결정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사업참여자의 수익이 너무 많다고 판단한 저의 지시로 성남시 예산으로 해야 할 사업구역 외 기반시설을 사업자가 시행하도록 '인가조건'을 추가, 성남시 이익을 920억원 추가 확보했다"라며 "이는 지난 선거법 관련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모두 확인된 사실이고 이 사업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여러차례 내사한 것으로 들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한 언론은 저를 인터뷰했던 기자가 훗날 화천대유 대표가 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재밌지 않으냐"면서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민주주의를 지키라고 특별한 보호를 언론에 해주는 데 이 특권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정치적으로 개입,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하는 건 중범죄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는 주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민주주의를 해친다"면서 "제 아들이 해당 특수목적법인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거나, 경기주택도시공사 임원이 개발회사 임원이라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비에는 성공했지만 개발 이익을 누리지 못한 이들은 다 감옥에 가고 망했을 테니 저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의혹 제기를 두고) 어디 일베 게시판에서 쓴 글이라면 이해를 하겠지만, 명색이 정치인이라는 분들이, 언론이라는 분들이 흑색선전, 가짜뉴스를 뿌리면 나라의 미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4년 "택지 개발 이익을 환수하겠다"며 추진한 대장지구 개발 사업 이익금 중 상당수가 특정 개인이 소유한 회사로 돌아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출자금 5000만원에 불과했던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대장지구 개발을 위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 참여, 최근 3년간 매년 100억~20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한 한 언론사 간부 출신인 화천대유의 소유주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7개월 전 이 지사를 인터뷰한 바 있어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기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도 "이 지사 아들이 화천대유의 계열사에 취직해 있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