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며느리 부담 줄이는 추석차례 간소화와 명절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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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부담없는 화합의 장이 되려면

전문가들은 명절 음식과 제사, 차례 준비 등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 중에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등 각종 신체적·심리적 질환에 시달리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명절 우울증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명절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기혼여성은 남성에 비해 1.5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을 두고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겼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만 있는 유일한 질환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명절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이 되도록 가족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차례상의 형식을 간소화 해야한다는

차례는 조상을 기리고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는 전통이라는 통념이 지금까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에 맞서 차례상을 차리는 게 경제적·시간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친족이 모이기 어렵게 되면서, 차례를 간소화해야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직업별 빅데이터 분석으로 보는 여성의 차례상 부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차례와 제사에 한정된 직업별 빅데이터 점유율을 보면 사업가가 가장 높았고, 주부가 그 뒤를 이었다. 음식 위주의 우리나라 명절 문화가 사업가의 최대 관심사인 동시에, 여성의 최대 부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차례·제사 연관어 300위 안에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포함된다. 하지만 시아버지나 시누이 등은 없다는 점이다. 이는 고부관계가 여전히 우리나라 명절에서 가장 중요한 갈등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차례를 간소화 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

뉴스포스트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의 상당수가 차례 준비에 부담을 느낀다(67.7%)고 답했다. 그리고 명절 차례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여성의 응답 비율은 91.4%에 달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서 차례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은 46.1%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차례를 간소화해야 하는 이유는

차례 간소화 이유로는 시대상의 변화가 56.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금전적 부담과 시간적 부담이 차례를 간소화해야 하는 이유로 나타났다. 기타 응답으로는 “차례는 돌아가신 분을 기억하고 가족이 함께 모여 친목을 도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준비 과정에서 여성이 할 일이 많은 게 문제라며 짚었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형식적인 차례상도 조금은 더 단출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차례 간소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

코로나19로 지인은 물론 가족 간에도 모이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차례간소화가 강조되는 부분도 없지않다. 뿐만 아니라 불화가 될 요소가 줄고 소가족 중심으로 조용하게 보낼 수 있었던 까닭에 추석에 스트레스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여성에게만 차례상 부담을 지우는 건 본래 유교 문화가 아니라고

이 부분은 전문가마다 의견이 조금 다르긴 하다. 한 유교 의례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유교식 제사는 여성에게만 부담을 주는 게 아니라고 한다. 유교의 어떤 경전이나 기록에도 제사 음식을 여자만 하라거나, 또는 남자만 하라거나 하는 규정은 없다. 유교는 제례뿐만 아니라 관혼상제 모든 영역에서 남녀의 역할을 나누지 않고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성들은 참여하지 못하는 이런 문화는 어디서부터 유래되었나


제사를 지낼 때도 남성만 절하고 술 올리고 여성들은 참여하지 못하는 문화는 근대화 이후에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한 유교전문가는 그건 유교가 아니라고 한다. 본래 전통 유교의 차례와 제사에선 남녀가 모두 조상께 술을 올리고 절을 했다는것이다. 그런데 근대화 이후에 여성을 차별하는 시대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차례상은 본래 간소했다고 한다. 유교 본연의 검소한 모습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대에 따라서 형식은 조금씩 변해가더라도 추석의 본뜻만큼은

올해 추석에는 너무 형식에 연연해하기 보다는 조상과 가족의 귀함을 느끼면서 정성껏 차레준비를 하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만은 예전보다 더 가까워서 서로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풍요로운 추석이 되면 좋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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