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엣지] "핀테크 금융상품 소개는 '광고'가 아니라 '중개'"...겉잡을 수 없는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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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동일 행위 동일 규제' 원칙 들고나와
핀테크 핵심 수익원 타격 불가피
계속되는 플랫폼 때리기 공세
네이버·카카오 주가 하락
핀테크 핵심 수익원 타격 불가피
계속되는 플랫폼 때리기 공세
네이버·카카오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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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주주들은 최근 일주일 동안 거침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말 사상 최고가인 46만5000원을 찍은 네이버는 지난 14일 40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는 일주일 새 3만원 가량 빠졌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일정을 연기할 전망이다.
영원한 우군일 줄만 알았던 금융위원회의 지난 7일 한 발표자료가 계기였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대형 IT기업)와 핀테크 금융 플랫폼에서 보험·펀드·카드 등 상품을 추천하는 행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위배된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핀테크 업계는 그동안 플랫폼을 통해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해 왔다. 이용자가 펀드나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의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청약, 송금, 계약내역 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을 통한 판매실적에 따라 판매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 금융위는 “플랫폼이 전반적으로 판매에 적극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며 “플랫폼이 소비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법적 책임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핀테크는 인기보험을 유형에 따라 분류해 표시하거나 ‘●●●을 위한 신용카드 Top 10’ 등 서비스를 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상품추천 행위는 ‘잠재고객 발굴 및 가입유도’에 해당해 판매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의무보험이나 신용카드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플랫폼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했다.
맞춤형 금융정보 제공 서비스도 막히게 됐다. 핀테크 업계는 가입자가 보험상담을 의뢰할 경우 판매목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를 연결해 줬다. 플랫폼이 판매업자가 아닐 경우 ‘자문 서비스’에 해당하지만 판매업자인 경우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결론이었다.
대표 서비스인 ‘알 모으기’와 ‘동전 모으기’는 지속하기로 했다. 알 모으기란 카카오페이 결제시 리워드를 주고 이를 자동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알 모으기 서비스 주체가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카카오페이증권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펀드 투자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서비스 제공 주체를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반적인 개편 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금융위의 판단의 파장이 크게 번지는 이유는 금융상품 비교·분석 서비스가 핀테크의 핵심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간편결제나 송금 등을 통해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이용자를 끌어모은 후 금융상품 소개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거둬야 하는데, 이것이 막혀버린 것이다.
네이버는 카카오에 비해서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와 달리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서다. 유안타증권은 “금융상품 비교판매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핀테크 규제로 인한 네이버의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 ‘동일행위 동일규제’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 업권별로 동일한 영업 행위에는 같은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국제결제은행(BIS) 차원의 대원칙이다. 그동안 핀테크 육성 차원에서 여러가지 규제 특례가 적용됐으나 이제는 전통 금융사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전통 금융권도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핀테크 업계에선 “혁신 가로막기”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 등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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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주주들은 최근 일주일 동안 거침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지난 7월말 사상 최고가인 46만5000원을 찍은 네이버는 지난 14일 40만250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 주가는 일주일 새 3만원 가량 빠졌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일정을 연기할 전망이다.
영원한 우군일 줄만 알았던 금융위원회의 지난 7일 한 발표자료가 계기였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대형 IT기업)와 핀테크 금융 플랫폼에서 보험·펀드·카드 등 상품을 추천하는 행위가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위배된다며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금융상품 추천, 왜 금지됐나
핀테크의 금융상품 소개를 단순 ‘광고’로 봐야할지 ‘중개’로 봐야할지는 오랜 논쟁거리였다. 물론 그동안 핀테크 업계는 별탈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소법 계도기간(24일) 종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이 같은 서비스 방식이 중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핀테크 기업들은 졸지에 ‘미등록 중개업자’가 됐다.핀테크 업계는 그동안 플랫폼을 통해 금융상품 정보를 제공해 왔다. 이용자가 펀드나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의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청약, 송금, 계약내역 관리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플랫폼을 통한 판매실적에 따라 판매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 금융위는 “플랫폼이 전반적으로 판매에 적극 관여한다고 볼 수 있다”며 “플랫폼이 소비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법적 책임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핀테크는 인기보험을 유형에 따라 분류해 표시하거나 ‘●●●을 위한 신용카드 Top 10’ 등 서비스를 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상품추천 행위는 ‘잠재고객 발굴 및 가입유도’에 해당해 판매과정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의무보험이나 신용카드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플랫폼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했다.
맞춤형 금융정보 제공 서비스도 막히게 됐다. 핀테크 업계는 가입자가 보험상담을 의뢰할 경우 판매목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를 연결해 줬다. 플랫폼이 판매업자가 아닐 경우 ‘자문 서비스’에 해당하지만 판매업자인 경우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결론이었다.
○카카오페이, 일부 서비스 중단
카카오페이는 이후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운전자보험(삼성화재), 반려동물 보험(삼성화재), 운동보험(메리츠화재), 휴대폰보험(메리츠화재), 해외여행자보험(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이 중단 대상이다. 보험을 어려워 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리치앤코 소속 전문 상담원을 통해 제공하던 ‘보험 해결사’ 서비스도 잠정 종료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잠정 중단된 보험 서비스는 향후 소비자 보호에 차질이 없도록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맞춰 면밀한 법적 검토 후 재오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대표 서비스인 ‘알 모으기’와 ‘동전 모으기’는 지속하기로 했다. 알 모으기란 카카오페이 결제시 리워드를 주고 이를 자동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알 모으기 서비스 주체가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카카오페이증권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펀드 투자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서비스 제공 주체를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반적인 개편 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금융위의 판단의 파장이 크게 번지는 이유는 금융상품 비교·분석 서비스가 핀테크의 핵심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간편결제나 송금 등을 통해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이용자를 끌어모은 후 금융상품 소개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거둬야 하는데, 이것이 막혀버린 것이다.
네이버는 카카오에 비해서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와 달리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어서다. 유안타증권은 “금융상품 비교판매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핀테크 규제로 인한 네이버의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혁신 가로막기” vs “비정상 정상화”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와 관련 ‘동일행위 동일규제’ 원칙을 수차례 강조했다. 업권별로 동일한 영업 행위에는 같은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국제결제은행(BIS) 차원의 대원칙이다. 그동안 핀테크 육성 차원에서 여러가지 규제 특례가 적용됐으나 이제는 전통 금융사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전통 금융권도 이번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핀테크 업계에선 “혁신 가로막기”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 등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