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가 85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음극재 중에서도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 음극재를 양산할 계획이다.

SK머티리얼즈와 미국 배터리 소재회사 그룹14테크놀로지스의 합작회사인 SK머티리얼즈 그룹14(가칭)은 8500억원을 투자해 경북 상주에 실리콘 음극재 및 원재료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달 정식 설립하는 SK머티리얼즈 그룹14의 지분은 SK머티리얼즈가 75%를, 실리콘 음극재 관련 특허를 보유한 그룹14테크놀로지스가 25%를 갖고 있다.

투자액 8500억원 중 5500억원은 공장에, 3000억원은 실리콘 음극재의 주원료인 실란 생산시설에 투입된다. 다음달 제1공장 공사를 시작해 내년 중 양산한다는 목표다. 추가 증설로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더 확장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글로벌 수요는 현재 약 1만t에서 2030년에는 2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충분한 주행거리 확보가 중요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가 들어간 배터리를 전기차에 사용하면 지금의 흑연 음극재 배터리보다 충전 시간을 줄이고 주행거리는 늘릴 수 있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받는 이유다. 실리콘 음극재 배터리는 가볍고 부피가 작아 모바일 기기와 드론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충·방전 용량과 초기 효율을 개선한 배터리 시제품은 현재 배터리 제조사뿐 아니라 전기차, 가전, 정보기술(IT) 업체 등 30여 개 기업으로부터 품질 및 성능 평가를 받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SK㈜의 배터리 사업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양극재 및 음극용 부재료, 바인더, 첨가제 등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경북 영주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은 “합작회사와 SK머티리얼즈는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로 실리콘 음극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터리 소재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 소재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